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 죽어도 선덜랜드
아는 동생이 너무 재밌다고 입이 닳도록 말하며 ‘봐라봐라’고 했다. 리버풀 팬인데 왜 선덜랜드한테 그러는 거지 싶었던 난 반신반의 할 수밖에 없었다. 궁금해서 혼자 밥을 먹을 때인 저녁 시간 시즌 1, 1화는 그날 나의 반찬이 되었다.
별안간 궁금해서 보는 거긴 하지만, 나는 심할 정도로 몰입됐다. 팬들이 가지는 기대감, 시즌 중 얻을 수 있는 행복감 이것들이 엄청 공감 갔다. 참 축구란 게 무섭다. 축구를 제대로 접한 건 2012년부터 였으니 지금까지 약 8년이다. 그 시간 동안 한 팀(토트넘)을 응원하는 것이 ‘죽어도 선덜랜드’에 몰입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 내용을 각본으로 만들면 팬들의 원성은 자자할 것이고 작가는 협박 편지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부 사실이다. 있는 그대로를 담고 그 안의 이야기를 담아내기에 더욱 진실된다. 또한, 있는 그대로의 고난을 담아낸다는 것. 그 자체이므로 더욱 빠져들 수밖에다.
역사도 있고, 팬들도 두텁고, 실패를 발판삼아 도약할 수 있는 시점이었기에 쇄신의 차원에서 다큐멘터리를 찍은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나락의 나락으로 빠지며 놀랄 수밖에 없는 곳으로 떨어진다. ‘이 팀이 여기에 왜 있어!’라며 타 팬들이 말할 것이다.
승리가 없던 기간은 구단과 도시를 침울하게 만들지만, 그들이 한 경기라도 승리하는 날에는 희망이 꽃필 거란 설렘을 가진다. 당장의 승점 3점은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오늘 맛본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가달라는 소망이 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우리나라서 이해하기 편하도록 말하자면 이들은 월드컵 경기가 매주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축구를 좋아한다면 정말 재미있게 누구보다 몰입하며 볼 수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팀이 있는 사람은 배가 될 것이고. 축구를 모른다면 이러한 구조들로 팀이 움직이는구나 알 수 있다. 잉글랜드의 도시 하나는 축구에 웃고 축구에 운다. 전 분야에 거쳐 영향을 미치는 축구팀은 도시를 대표한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도 팬이 오기도 하니 말이다. (나 또한 8년 동안 좋아하던 팀인 토트넘 경기를 보려고 직접 북런던까지 가보기도 했다)
무슨 일이든 즐겁게 행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만 된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슬픔을 주기도 하기에 우리의 삶에 깊이 녹아 들어와있다. 그들이 즐거우면 나도 즐겁고 그들이 슬프면 나도 슬프다. 이 문장이 지금의 이 선덜랜드를 응원하는 팬들이지 않을까 싶다. (선덜랜드는 현재 20-21시즌 아직도 리그 1, 3부리그에서 표류 중이다)
팬, 보드진, 선수단 하나로 뭉쳐 만들어가는 축구팀. 이것이 팬들을 경기장에 데려오게 만들며 누군가에게 행복을 선사한다. 기쁘고 슬퍼도 이를 응원하는 이유는 없다. 그저 인생의 일부분이며 당연히 응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죽어도 선덜랜드지 않을까?
고맙다. 이거 안봤으면 후회할뻔 했네.
제발... 시즌 3...
(선덜랜드는 현재 20-21시즌 아직도 리그 1, 3부리그에서 표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