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작가 Oct 27. 2024

기계가 이상해

10. 사랑의 리부트: 50대 청춘

10. 사랑의 리부트: 50대도 청춘이더라     

"여보, 이거 봐. 우리 첫 데이트 했던 카페야."

휴대폰 지도 앱을 보여주며 남편에게 말했다.     

"어? 그 카페가 아직 있어?"

남편의 눈이 커졌다.     

"응. 가볼래?"     

우리는 즉흥적으로 차를 몰았다. 첫 데이트 장소로.     

카페에 들어서자 향수에 젖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인테리어는 바뀌었지만, 창가의 자리만큼은 그대로였다.    

 "여기 앉을까요, 손님?"

나는 장난스레 남편에게 물었다.     

남편은 씩 웃으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아가씨."     

우리는 키득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그때처럼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카페라떼 하나 시킬까?"

내가 물었다.     

"그래. 근데 이번엔 내가 살게."     

"왜? 그때도 당신이 샀잖아."     

"그래도 이번엔 특별히 내가 살래. 그때처럼."     

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그때 이야기를 나눴다. 첫 인상, 서로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순간, 결혼을 결심했던 이유...     

"여보, 난 지금도 그때처럼 당신이 좋아."

남편이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나도. 어쩌면 그때보다 더."     

우리는 카페를 나와 거리를 걸었다. 손을 꼭 잡고.     

"우리 영화 볼까? 옛날처럼."

내가 제안했다.     

"좋아. 근데 이번엔 팝콘 안 쏟을게."     

우리는 함께 웃었다. 영화관에 들어가 로맨틱 코미디를 골랐다.     

어둠 속에서 남편의 손을 잡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와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봤다.     

"여보, 저기 봐. 별이 참 예쁘다."     

남편이 하늘을 가리켰다. 

"어? 저기 별자리 보여?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알려줬던 거 기억나?"     

"응, 기억나. 카시오페아 자리."     

우리는 벤치에 앉아 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지나온 시간, 앞으로의 꿈, 서로에 대한 사랑...     

"여보, 우리 다시 연애할까?"

남편이 갑자기 말했다.     

"응? 무슨 소리야. 우리 계속 연애 중이잖아."     

"아니, 그러니까... 다시 처음부터. 데이트도 자주 하고, 서프라이즈도 준비하고."     

나는 남편을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30년 전 그 청년의 반짝임이 그대로 있었다.     

"좋아. 근데 이번엔 내가 먼저 고백할래."     

"뭘?"     

"사랑해."     

남편은 환하게 웃었다. 

"나도 사랑해."     

그날 밤, 우리는 마치 20대로 돌아간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50대라고? 

우리에겐 아직 수많은 '처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스터프로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우리의 사랑을 리부트시켰다. 

이제 우리의 두 번째 청춘이 시작되고 있었다.     

참 그 기계 나에게 훅 다가와서 나를 이렇게 변신시티다니!

정말 기계가 이상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