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거리 두기

사람

  사람을 만나는 모든 행위는 사랑과 인정을 갖게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함께 있는 순간에 흐르는 어색한 정적을 견디지 못해 실없는 소리를 하다가 푼수처럼 보이기도 하고 굳이 얘기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를 해서 분위기를 망치기도 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평범한 삶은 누군가의 시기와 질투로 폄하되기도 하고 빛이 나는 나의 취미는 어떤 이 에게 '쓸데없는 짓'으로 빛이 꺼져 버리기도 한다. 때문에 나는 아무리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적정선의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편이다. 누군가 나의 대한 취미나 깊이 들어오는 질문을 한다면 입을 다물거나 '대단원'만 이야기를 할 뿐, '소단원'에 대한 세세한 것들은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 마음이 잘 맞고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들이 생겨 나도 모르게 푼수짓을 하기도 하고 굳이 이야기할 필요 없는 것들을 해서 분위기를 망치고 기분이 상했던 적이 있었다. 그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내 취미와 루틴을 무시한 채로 맞췄던 시간들과 가볍게 떠든 내 입이 너무 아쉽고 실망스러웠다. 또한 그 계기로 상대가 생각하는 나의 위치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덕분이랄까, 내가 원래 선호하던 인간관계와 유지했던 루틴 그리고 취미가 생각이 나고 또다시 실수를 반복한 나 자신을 탓하며 미안함과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살아가면서 사람과 마주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공장에서 물건을 만드는 일을 한다 할지라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며, 비대면으로 일을 한다고 해도 결국 사람이 힘들어도 사람과의 접촉은 피할 수 없다. 상처받지 않는 법은 없다. 욕할 사람은 내가 아무리 잘해도 욕을 하고, 칭찬하는 사람은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칭찬을 한다. 사람의 모든 특징과 입버릇을 개인이 컨트롤하지 못한다. 

  사람이 진화하듯이 시기와 질투도 점진적으로 진화된다. 서로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험담을 개의치 않는 그런 관계에 연연하지 말고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관계에도 여백을 남길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정중하고 예의 있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것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