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우리 집 두 꼬마들 등원시키면서 “잘 다녀와.” “재미있게 잘 보내고 이따 만나자.” 하며 몇 번이나 인사를 나누고 닫힌 유리문 사이로 괜히 고개를 빼고 꼬마들 모습을 여러 번 눈에 나눠 담고 돌아오는 길에 문뜩 생각했어. 요즘 나에게 사랑은 조금 더 담고 싶어 한 번 더 돌아보는 눈길 같은 거구나, 하고 말이야. 그리고 퇴근하고 돌아온 너를 보면서 나는 모르는 고단한 너의 어느 구석을 가만히 알아차리고 살피고 싶은 마음 같은 것을 떠올렸어. 서른 후반을 지나는 나에게 사랑은 이런 모양이 되었구나 싶었지. 너를 만나고 우리 꼬마들과 만나서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마음을 느끼며 살고 있으니 나는 제법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남편과 아빠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네 어깨에 지워졌을 어떤 무게를 기꺼이 감내해줘서 고마워. 겁이 많고 불안한 내게 성실함으로 단단한 땅이 되어주고 용기 낼 수 있는 너른 품이 되어줘서 고마워. 이제 우리는 건강한 것이 최고인 나이니까, 건강이 서로와 우리 꼬마들을 위한 사랑 표현임을 기억하고 각자가 또 서로가 잘 살피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가자. 내 남편, 우리 꼬마들 아빠. 생일 축하해!
22년 10월 18일
맑고 푸른 하늘을 지나는 이 계절을 닮은 너의 생일을 축하하며, 고마움과 사랑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