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소 Feb 01. 2024

아이 덕분에 부지런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어느새 1월도 다 지나가고 있다.(글 쓰다 벌써 2월이 됐다.) 한 달 만에 쓰는 방학일기라니, 숙제 미루는 첫째에게 내가 뭐라고 할 처지가 아니었다. 돈만 있으면 세계 일주도 가능하겠네 했던 60일 방학도 벌써 절반이나 지났다. 여유 넘치는 방학 첫 주를 보내고 2주 차부터 시작한 자유 수영은 지금까지 주 3회 이상 꾸준히 다니고 있다. 수영장 바로 옆에 도서관이 있어 덕분에 도서관도 방문하고 있고. 수영과 책 읽기에 흥미를 잃지 않고 잘 따라와 주는 첫째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지극히 엄마 취향대로 세운 계획을 잘 따라와 주는 첫째 덕에 나는 아주 부지런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둘째 등원시키고 오전 자유수영 시간 맞춰 수영장 갔다가 도서관 들리고 점심 먹고 첫째 공부방 보내고 집 정리하고 둘째 하원시키고 같이 씻고 저녁 차려 먹고 나면 하루가 뚝딱이다. 금요일은 공부방 쉬는 날이라 둘째 하원 전까지 지하철 타고 박물관도 가고 버스 타고 대형 서점도 다니며 첫째랑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보낸다. 아이 낳은 후로 가장 성실히 채워 넣는 겨울이다. 첫째와는 성향이 극으로 달라서 부딪히는 일이 많았는데 아이가 좀 크니 취향은 비슷해서 둘이 함께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오늘도 첫째랑 수영하고 도서관 다녀와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 글을 쓴다. 부지런한 겨울을 보낸 덕분에 받은 작은 보너스도 있다. 수영장 구석 유아풀에서 물에 풀어놓은 강아지 마냥 신나서 펄떡거리던 첫째의 모습은 오래도록 날 웃게 할 ’핵심 기억‘(인사이드 아웃)이 됐다. 지갑 열 때마다 보이는 끼워둔 사진처럼 유아풀 바닥에 잠수하고선 신나서 웃던 첫째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서관 옆 수영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