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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로 Dec 16. 2022

빨리빨리 한국인의 일본여행 필수템

한국인의 템포, 일본의 리듬

여러 번 일본에 가도 적응이 안되겠다 싶은게 몇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현금사용인데, 이거야 워낙에 유명하다. 일본은 현금 사회다. 카드나 모바일결제 같은거, 잘 안통한다. 물론 코로나 이전보다야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식당이나 가게 등등 카드 안되는 곳이 더 많다. 되는 곳도 있긴 하지만, 그래서 디폴트는 현금으로 생각하고 가야 마음편하다. 그런데 내가 적응안된다고 할때의 그 현금이란 지폐보다도 동전쪽에 치우쳐서 하는 얘기다.


동전, 이거 쉽게 적응 안된다. 한국인은 다들 삶의 템포의 기본값은 빨리빨리다. 그게 패시브로 깔려있다. 그런데 돈쓸때마다 낑낑대며 동전 꺼내서, 치러야 할 가격에 최적화된 동전 조합을 찾아야 동전이 지나치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으니 그걸 또 일일히 세서 고민하여 내야만 한다.(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원화로 바꿀 때도 동전은 힘들다. 잘 받지도 않지만 대부분의 은행에서는 동전 환전을 해줘도 지폐 바꿀때보다 엄청 불리한 가격에 손해보면서 원화로 바꿔야 한다.) 거기다 한국은 천원부터 지폐지만 여긴 오천원[오백엔]까지 동전이다. 들고다닐 동전의 양과 지불 때마다 고민해야 할 조합의 수가 더 늘어난다.


일본에선 결제를 하는 도처에서 차르륵~ 쨍그랑 소리가 들린다. 그게 자판기 앞이든 간단한 편의점이든 붐비는 맛집이든 골동품 가게든 무슨 특유의 리듬처럼. 


물론 일본사람들은 여기에 익숙해선가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느낌이긴 했다. 내는 사람도 엄청 서두름이 없다. 그러니까 여기는 느긋+동전인 셈이고 한국은 빨리빨리+카드/모바일인 셈인데, 한국인이 일본에 간다면 이 조합은 빨리빨리+동전이 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한국인의 행동 템포 기본값은 빨리빨리다. 이건 단기간에 바뀌는게 아니다. 그런데 그 패턴으로 동전을 세어 내야 한다. 으아아; 근데 굳이 빨리빨리할 필요가 없다. 다들 동전 쓰는 사회니까 그런건 괜찮다는 느낌이다. 느려서 내가 답답한 느낌만 감내(?)하면 된다. 그래도 다들 느낄 것이다. 이건 내 템포가 아니야;

이 짤이 정말 적절하다. 이건 내 템포가 아니야!


요즘 한국이야 누가 현금낸단 말인가. 한 9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확실히 그랬다. 값을 지불할 때 동전을 탈탈 꺼내 어디선가 동네 슈퍼마켓에서 과자 까까를 살 때의 그 감각이 어린시절 후 처음으로 돌아왔다.


요즘 일본에서도 라인페이로 네이버페이를 쓸 수 있대서 이번 여행서 그런 불편함은 좀 덜하겠지 싶었는데 어디서나 쓸 수 있는듯이 해놓은 네이버측 홍보와는 달리 생각대로는 전혀 쓸 수가 없었다.(https://brunch.co.kr/@ganro/86)


에잉, 어쩔 수 없지. 동전 짤랑짤랑. 다시 초딩이 된 기분을 느끼며. 그래도 여행 중 만난 어느 동생분들에게 받은 카드지갑을 정말 유용하게 잘 써서 다녔다. 다시한번 감사!

아마 내가 동전지갑을 골랐다면 이런거는 절대 못 골랐을거야… 그래도 뭔가 꺼낼때마다 주변시선 강탈하는 느낌이라 좋았음. 난 여행만 나가면 내 안의 흑염룡이 깨어난 관종이 되니까.


이거쓰니까 동전 세는 시간이 절반이하로 줄더라.


그래서 한국인이 일본여행을 갈때면 웬만하면 동전지갑 추천한다. 굳이 한국에서부터 안챙겨가도 된다. 현금의 나라, 동전의 나라 일본 현지에는 어디 가게를 가도 훨씬 다양한 선택지가 있고 쉬이 동전지갑으로 쓸만한걸 고를 수 있을테니. 여행 기념품이 별거겠는가. 이만큼 실용적인 여행템도 드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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