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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로 Nov 20. 2022

일본편의점, 네이버페이 쓰려다 돈 잃은 썰

코로나 후 20년만에 간 일본여행, 네이버에 낚이다

(2022년 11월 현재의 상황에 근거한 글이다.)


거의 20년만에 일본을 다녀왔다. 도쿄를 다녀온 후로 20여년 만에 일본의 간사이 지방, 더 엄밀히는 교토-오사카를 다녀왔다. 당연히 코로나 후로는 처음.


가기 전에 유튜브나 블로그 등지에서 일본에서도 네이버페이를 라인페이로 쓸수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본에서 주로 쓰이는 메신저 네이버 라인이다.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그러니 같은 계열의 페이가 사용가능할만도 하지. 


네이버페이에서도 마침 대대적으로 홍보중. 

현금의 나라 일본에서 동전을 일일히 들고다닐 생각에 진절머리나던 차이던 나는 최소한 편의점에서는 일일히 동전을 세어 내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유튜브를 봐도 패밀리마트나 세븐일레븐 등 웬만한 편의점에서는 다 되었다. 심지어 적용되는 환율도 매우 쌌다. 

그거 믿고 환전도 좀 덜 해갔다. 


일본 도착 첫날에 너무 오랜만에 와서 허둥대던 와중에도 이것저것 사러 패밀리마트에 들렀다. 물이나 음료수 등 이것저것 챙기고 대망의 카운터 앞에 섰다. 과연?! 나는 환전해온 엔화가 박혀있는 지갑 대신에 폰을 꺼내 살며시 네이버페이 화면에서 라인페이 전환탭만 눌러 아르바이트생에게 보여주었다.


"라인페이데 이이데스까?"


'라인페이로 괜찮습니까?'를 의도해 급조한 초보일본어와 함께 내민 수줍은 내 폰의 바코드...

내 앞의 일본사람 아르바이트생은 마치 '다이죠부(괜찮아).'를 말하는 듯 그저 가만히 리더기를 갖다 대었다.

둑은둑은... 정말 될 것인가?!

삐빅- 오호 실제로 결제에 성공하였다. 얍빠리(과연)! 바코드가 뜬 화면에서 전환버튼만 눌러주면 라인페이로 떴고 이걸 보여주면 된다. 호오~ 이거 쓸만한걸? 이제 편의점에선 현금 안꺼낸다!


그런데 그다음날부터 문제가 생겼다. 숙소서 아침을 해결하고 근처 편의점서 요거트나 먹을까해서 들렀고 어제처럼 바코드를 찍고 나가려는데 아르바이트생이 내가 알아듣지 못할 일본어로 갑자기 날 붙잡는다. 머지? 결제가 안된거 같았다. 폰에도 결제됐다는 알림이 안뜬다. 음... 먼가 안되나보다. 나는 굳이 에코백 저 아래에 있는 지갑을 꺼내어 동전을 손바닥 위에 부어 양손에 들었던 짐을 잠시 한쪽 팔에 치렁치렁 걸어두고는 낑낑대며 동전을 하나 둘 세어 내었다. 잔돈을 최소화할 조합을 찾으려 두뇌를 풀가동하며 말이다. 이번엔 여기가 좀 문제가 있나보다 했다.


그래서 이번만 그런가보다 했는데, 다음에 다시 들른 편의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니? 나니? 왜 안돼? 머야? 네이버 앱을 켜고 고객센터를 뒤져본다. 챗으로 문의를 하려했건만 아뿔싸 주말이다. 답이 없다. 하아... 월욜되면 해결보리라 하고 그동안 편의점은 어쩔 수 없이 그때마다 낑낑대며 앞서의 과정을 거쳐 일일히 현금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좀 길게 이동해야하는 버스에서 다시 고객센터를 뒤적거리다 도움말의 Q&A 항목을 찾았다. 항목이 무지무지무지 많은데(100개 넘을거 같았다), 검색과 스크롤로 나는 겨우 내가 겪은 문제를 해결할만한 질문들이 모아져있는 페이지로 들어갔다.


저게 다가 아니다. 항목이 엄청엄청 많았다. 근데 내가 겪은 결제먹통 문제를 다뤘다 싶을만한 질문을 들어가도 최신 앱을 깔라느니 고정형 바코드 결제는 안된다느니 그 얘기뿐이었다. 그리고 꼭 말미에 "라인페이는 일본에서 이용이 가능합니다."라는 문장들.

도움이 되었나요?

응, 도움이 안돼요. 


저기효, 네이버님하, 나 일본이라고요!


근데 안된다고!!!


아오 빡쳐. 나 최신앱 업뎃 다해놓은 상태라고! 그러니까 고정형 바코드 아니야!

근데 왜 안되냐구요. 또 해외 라인페이 결제관련 항목을 죽 찾아봐도 다 저런내용.

뭥미? 너 뭐야. 고객센터라면서 왜 나한테 답을 안주니? 응?

오기 전 봤던 네이버페이 해외결제 홍보페이지를 찬찬히 다시 훑어도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그동안 버스는 머나멀게만 보이던 목적지에 어느새 도착을 했고 나는 툴툴대며 일단 내렸다.

의문은 다음 이동에서야 풀렸다. 지하철에 앉아서 다시 뒤적거리자, 다음과 같은 질문란에 우연히 들어가봤던 것.


"라인페이(해외) 결제는 어디서 이용할 수 있나요?"


별생각없이, 들어가봤다. 너무 총론적인 항목이잖어. 내가 겪는 결제 실패관련 사례는 없으리라 했건만.

그런데 여기에 내가 겪는 문제의 답이 있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어이없네. ㅡ,.ㅡ

그렇다. 교토 오사카 천지에 깔려있는 편의점은 패밀리마트, 세븐일레븐, 로손인데 거기선 다 안돼... 그럼 나 왜 첫날에 됐던거지. 이상하다. 유튜브에서도 패밀리마트 세븐일레븐 다되던데. 가설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 하루를 마지막으로 막아놓은 것. 아니 그럴거면 일본에서 라인페이 로고만 되어 있으면 다 결제된다는 식으로 홍보를 말든가?!

아니 그러고서 카운터에 라인페이 로고 있는 데는 다 될것처럼 홍보를 해놔?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다 계산대에는 라인페이 표시돼 있다구요. 그런데도 안되자나!
저기효, 네이버님? 그럼 최소한 어디어디는 몇일부터 제한된다고라도 쉽게 알아먹을 수 있게 띄워놓든가. 저렇게 일부러 꽁꽁 숨겨놔?


이후로 나는 교토, 오사카를 돌아다니며 미니스톱을 찾아다녔지만 찾기가 힘들었다. 어디 멀리만 일부러 가야하는 곳에 있더라. 여기저기 보이는건 죄다 패밀리마트, 세븐일레븐, 로손뿐인데(이런 사정은 교토-오사카 간사이만 그런게 아니라 도쿄 등 일본 전체적으로 다 그렇다.) 거기선 다 라인페이 안돼... 결국은 편의점에서도 다 현금결제했다는 알흠다운 이야기. 역시 현금의 나라 일본,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니, 호락호락하지 않은건 네이버인가?!


세줄요약:

네이버에서 잔뜩 홍보된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 라인페이 되는 편의점은 한정되어 있다. 잘 있지도 않은 미니스톱에서나.

막상 일본에 잔뜩 깔린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에선 라인페이 표시돼 있어도 꿈도 꾸지마라! 칸코쿠징와 데키마셍(한국인은 불가능함).

이거 찾느라 힘들었다?! 네이버님? 마치 다 쓸수있는것처럼 홍보를 말든가, 아님 제한된거 쉽게 알 수 있게 미리 공지라도 좀 해놓든가?


#덕분에현지서수수료더내고카드환전만더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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