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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드카 아카이브 Oct 05. 2021

다시는 없을 기아의 도전,
기아 KMS-2

[아카이브 프로젝트 : 6]

기아 엘란의 공식 출시 이전에 선보였으나 오히려 양산형보다 진보적이다. ⓒ Kia

KIA KMS-2

[Archive 006] 1995, Designed by Lotus. ⓒ Dong Jin Kim

기아는 보수적인 인식이 팽배했던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진보적인 회사였다. 당장 창업주의 아들인 김상문 전 회장부터 일찌감치 기아의 재벌 경영화를 뿌리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취하기도 했다. 특히 이를 통해 회장으로 발탁된 엔지니어 출신의 김선홍 전 회장은 '새로운 경영, 새로운 일터, 새로운 기술'이라는 모토로 부진에 허덕이던 기아차를 일으킨 신화적 존재였다. 그는 자신의 출신을 잊지 않은 듯 '회장'보다는 '대표 사원'으로 불리길 좋아했는데, 이런 그의 가치관에서 기아의 진보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그는 기아의 진보적인 면을 자동차에도 투영시켰는데, 이는 기아의 연이은 스포츠카 시장 진입 시도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초기엔 세피아의 개발 과정에서 SLC (스포츠 룩킹 카, 현대 스쿠프와 비슷한 맥락.) 버전을 염두했었으나, 이 역시 현실적인 문제로 개발이 중단되었다. 하지만 스포츠카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김선홍 전 회장은 아예 본격 로드스터인 마쯔다의 마야타, 로터스의 엘란의 국내 생산을 검토하고, 끝내 사내의 부정적인 의견을 뒤엎고 로터스 엘란을 도입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게 된다.


모터쇼에 전시된 KMS-2.

그리고 1995년, 한창 현지화 과정을 거치던 엘란을 미리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기아는 'KMS-II'라는 컨셉트카를 공개한다. 'KMS'의 뜻은 'KIA MOTORS SPORTS CAR'인데, 첫 번째 모델 없이 바로 '-2'로 넘어간 네이밍이 아이러니하다. 기반 차량은 당연히 로터스 엘란으로, 쇼카답게 많은 부분이 변화되었다.


먼저 1989년 출시되어 6년의 시간이 지난 1995년의 높아진 기준에 맞게 디자인 업데이트가 진행되었다. 지난 기존의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를 고정식으로 변경하였으며, 새로워진 휠과 스포일러의 디자인, A필러까지 올라간 프런트 팬더 등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꾀했다. 또한 이후에 나온 양산형과 달리 ABS가 장착되었으며, 인테리어 역시 레드 스티치를 더한 가죽 마감과 버킷 시트로 치장되었다. 다만 여전히 수동 소프트탑을 적용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스펙은 이후에 나온 양산형과 거의 동일하다. 파워트레인은 T8D 엔진이 사용되었는데, 엔진 커버의 형상은 양산형의 하이 스프린트가 아닌 세피아와 크레도스의 그것과 동일하다. 최고 속력은 200 km/h (비공식 203km/h), 250마력을 발휘한다. 퍼포먼스는 제로백 (1-100 km/h) 8.7초로, 1/4마일 (약 400M) 기록은 16.5초, 1 km는 30초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연비는 ECE 기준 10.5km/L이다.

실내는 우레탄 폼으로 꾸밀 여력이 없었나 보다.

여담으로, 러시아의 'MOTOP' 매거진에서 이 차량을 시승한 적이 있다. 모스크바 모터쇼 일정을 끝낸 당시 22 km를 주행한 상태의 차량을 4.2km 동안 주행한 시승기가 남아있는데, 이 덕분에 차량의 제원이 비교적 상세하게 남아있는 편이다. 이후 KMS는 회사 부도 이전까지 도쿄 연구소에 전시되다 2006년 독일 이베이 경매에 올라오게 된다. 가격은 28,900유로로 (현재 환율 약 3977만 원) 실제로 이 차량이 팔렸는지는 미지수이다. 그리고 2022년 8월 차량 수집가 '데이비든 트레이시 (davidn tracy)'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KMS-2가 여전히 좋은 상태로 관리되고 있어 다행이다.


수정 내역:

2022.12.13 : 차량 근황 및 거취 서술 보충

2023.03.05 : 파리모터쇼 (1996) 출품 사실 확인

2023.11.20 : 양식 수정 및 내용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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