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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한국의 잊혀진 차량들, Vol.1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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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올드카 아카이브 Mar 05. 2023

가솔린+태양열+전기=?,
기아 KEV-4

[아카이브 프로젝트 : 16]

KEV-4는 한국에서 하이브리드에 태양열 발전 방식을 더한 최초의 차량이었다. ⓒ Kia

KIA KEV-4

[Archive 016] 1995, Designed by kia. ⓒ Dong Jin Kim

작은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기아와 현대, 그리고 대우자동차는 90년대부터 전기자동차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비록 대부분의 연구는 자동차 배터리에 쓰이는 납축전지의 용량을 키우는 원시적인 수준에 그쳤지만 그 사이에서 현대에 실용화된 진보적인 발상이 나오기도 했다. 기아 KEV-4 (KEV-IV로 표기하기도 함.)도 그중 하나로, 가솔린과 전기, 그리고 태양열을 동력원으로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제시한 컨셉트카였다.

KEV-4는 도심에서 출퇴근으로 사용하는 4인승 전륜구동 시티카로 개발되었다. 또한 미래를 위한 환경 보존과 에너지 절약을 목표로 해 차체를 섬유 강화 플라스틱 (FRP) 소재로 100% 적용하고, 마그네슘 재질의 휠을 장착하는 등 신소재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경량화를 이뤄 전기차로선 가벼운 편에 속하는 1,478 kg의 공차중량을 기록했다. 그리고 회생제동 시스템을 적용해 종전 대비 약 15%의 연료 절약을 이루어냈다. 크기는 전장 4,300 mm, 전폭 1,700 mm, 전고 1,550 mm로 당시 엑센트와 아반떼 사이에 위치한다.

2열 좌석이 있는 4인승 차량이나 2 도어 형식이다.

이 차량은 주 동력원으로 전기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 50kW(336V) 교류유도형 전기모터와 고밀도 밀폐형 납축전지를 맞물려 1회 충전 시 188 km, 최고 속도 180km/h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기아가 독자개발한 800cc PA엔진을 탑재한 다음 축전지의 잔존량을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내연기관 주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

여담으로 PA엔진은 기아가 경소형 모델을 위해 89년부터 200억을 들여 개발한 3 기통 9 밸브 엔진으로, 추후 M-car (모닝)에 탑재될 예정이었으나 출시가 무산되어 결국 상용화되지 못했다. 기름통의 용량은 일반 차량의 절반 수준인 20l에 그쳤다.

KEV-4는 녹색생명 한마당 행사 이후로 행방을 알 수 없다.

그리고 루프에 장착된 솔라 셀을 통해 환기팬을 구동하며 차내 공기 순환을 돕는 기능이 있었다. 이 솔라 셀은 이외에도 에어컨과 히터,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을 구동하는 데에 사용되었다. 러닝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되었으나 이러한 신기능들이 실제로 구현되었는지는 미지수이다. 제너레이터는 7kW, 타이어는 185/65 R15 규격을 장착했다.

KEV-4는 제1회 서울 모터쇼에 출품된 이후 다른 디자인의 휠을 장착한 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토리노 모터쇼에 잇따라 전시되었다. 아쉽게도 이후의 행방은 알 수 없지만, KMS-2의 사례처럼 해외 수집가의 손에 넘어가지 않았을까 추측만 할 뿐이다. 한편 KEV-4가 보여준 솔라셀 시스템은 2019년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솔라루프 시스템으로 비슷하게나마 상용화되었다. 어찌 보면 미래의 기술을 제시해야 하는 컨셉트카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