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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왁킴 Nov 19. 2021

창원한달살이_황금돼지섬, '돝섬' 방문기

새싹이와 둘이, 창원에서 7박8일

오늘은 4일 차 이야기입니다. 국내여행을 7박 8일로 다녀온 것은 처음이어서, 짐을 쌀 때 엄청 힘들었어요. 일주일치 아이 옷과 내복과 제 옷을, 더군다나 추워진 날씨에 옷이 두꺼워졌기 때문에 그걸 다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게 굉장한 부담이 아닐 수 없었죠. 그래서 고민 고민을 하다가, 딱 5일 치 옷을 챙기고, 중간에 한 번 세탁방에 들르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큰 트렁크가 터지려고 했거든요. 지퍼 고장 날까 봐 조마조마했을 정도랍니다.

그래서 4일 차 오전에는 가장 먼저 인근의 셀프 세탁방에 갔어요. 저희가 갔던 셀프 세탁방은 '워시엔조이 창원중앙점'이랍니다.

요즘 빨래방은 정말 시설이 좋아요. 코시국이라 준비되어있는 커피를 마시는 게 조심스럽지만, 간단하게 커피를 마시거나 텔레비전을 보며 세탁이 다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게 되어있답니다. 어떻게 세탁기를 사용해야 하는지 설명도 순서대로 잘 되어있는데, 성격이 급한 저는 돈부터 넣고 다이얼을 마구 돌렸죠.;; 당연히 세탁기는 제 돈을 냠냠 맛있게 먹었고, 저는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야 했답니다.;;;

세탁을 기다리는 새싹이_역시 시간 보내기엔 휴대폰이 최고ㅠ

사장님께서 15분 만에 오셔서 돈도 돌려주시고, 서비스로 건조 시트도 주셨어요. 사실 돈 돌려주신 것도 정말 감사한데 선물까지 주셔서 더더 감사했답니다.

워시엔조이 창원중앙점_돌려받은 돈과 선물

3일 치 묵은 빨래를 돌렸더니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라요. 차곡차곡 정리해서 다시 트렁크에 넣으니 여행을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세탁이 끝난 후엔 배가 고파서 주변에 있는 토스트집에 들렀답니다. '에그셀런트 창원산남점'에 갔는데요, 정말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최근에 새싹이와 아빠가 '동물 복지'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거든요. 시작은 '유정란'과 '무정란'의 차이에서부터 출발했답니다. 끊임없이 무정란을 생산하는 닭들이 어떤 환경에 놓여있는지를 알려주면서, 그래서 동물들이 좀 더 편하게, 동물답게 살게 하기 위해 약간의 비용을 더 내더라도 동물복지 달걀이나 동물복지 고기를 사 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동물복지 유정란' 포스터를 발견했어요. 얼마나 반가웠는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유정란'을 선택했답니다.

에그셀렌트 창원산남점_동물복지 유정란 포스터

에그셀렌트 창원산남점_동물복지 유정란 구입 인증샷

얼마나 반갑고 신기한 마음이었는지, 정작 그 맛있는 토스트 사진은 찍지도 않았네요. 차에서 함께 토스트와 우유와 아이스티를 먹으며 '복지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빠져있었어요. 새싹이도 숨을 쉬는 것만이 다가 아니고, 동물이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비용을 치르는 건 아깝지 않다고 말해주었어요. 하지만 희생을 치른 건 엄마 카드니까...^-^; 조금 더 자라서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소비할 수 있는 훌륭한 청년이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토스트로 끼니를 때우고 함께 간 곳은 '돝섬'이었습니다. '돌섬' 아니고, '돝섬'입니다. 자꾸 새싹이 아빠가 '돌섬'인데 글자를 잘못 본 거 아니냐고 해서 답답했던 기억이 있어요. 돝섬에 가려면 돝섬해상유원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매표소에서 뱃값을 치르면 됩니다. 표를 구입하는데, 매표소 선생님께서 요트체험해 볼 생각이 없냐고 물으셨어요. 체험인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다 차면 어쩔 수 없다며 빨리 전화해보라고 전화번호도 알려주셨죠. 그래서 안내받은 전화번호로 요트체험 예약을 한 후에 배에 탑승했답니다. 요트를 탈 수 있다는 마음에 기분이 엄청 좋아져서 배를 타는 마음도 덩달아 둥둥둥~^-^

황금돼지섬, 돝섬에 갈 배를 기다리고 있어요

돝섬에 들어가는 배를 타고 있어요_옛날엔 네모나고 허술한 배를 탔었다는 현지인의 정보 입수ㅎ

짜잔~!

돝섬에 도착했습니다. '복을 드리는 황금돼지섬, 돝섬'이래요.

돝섬 입구에 도착했어요

주변에 계신 어른들이 여기는 돝섬의 상징이라며, 이 돼지 코를 만지며 사진을 꼭 찍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옆에서 주워듣고 저도 얼른 새싹이한테 폼 잡아보라고^^; 야무지게 코 잡은 새싹이 보이시죠? 아주 착한 제 여행 파트너랍니다.ㅎ 황금돼지 뒤로 보이는 인공폭포 안쪽엔 이 섬이 왜 '돝섬'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그림과 글로 적혀있어요. 물이 쏟아져내리는데도 그걸 읽겠다고 거기까지 들어간 새싹이ㅜㅜ 옷 젖을까 봐 간이 쪼그라든 엄마...ㅎ 간략히 요약하자면, 왕이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는데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 여인이 한 섬으로 들어갔다. 왕이 신하들을 시켜 그 여인을 데려오라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 그래서 왕까지 직접 가서 찾았는데 여인은 보이지 않고 황금돼지만 있더라. 그 돼지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그래서 결국엔 사냥을 했는데, 그 돼지가 쓰러진 모습이 섬의 모습과 비슷했다. 그래서 '돼지섬', '돝섬'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뭐 이런 내용이었어요.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직접 방문하셨을 때 읽어보시면 좋겠죠?

황금돼지 코를 만지면 복이 들어온대요

'돝섬'이란 이름을 갖게 된 유래

요트를 타기로 한 시간까지 한 시간 남짓이 남아서 저희는 돝섬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어요. 경치가 얼마나 좋은지,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답니다.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었는데, 이 날은 여행객이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은 보지 못했고, 어머니들이 열심히 조개를 잡고 계셨어요. 돌 사이에 낀 저 해초들은 미역일까요? 파래일까요? 뭔지 잘 모르겠어서 어머니들께 여쭤봤는데, 조개 잡고 있다는 말씀만 계속해주셨어요.^^;;

돝섬에서 조개를 잡고 계신 어머니들

돝섬의 전망대

자, 한 바퀴 딱 돌고 나니, 요트를 타기로 한 시간이 10분 남짓 남았습니다. 그래서 가서 구명조끼를 입고 진행해주시는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요트를 기다렸죠. 돛은 펴지 않았어요. 사람이 직접 펴야 하는 거라 30분이 걸린대요. 저희가 요트 탄 시간이 30분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돛은 펴지 않고 돝섬 주변만 한 바퀴 돌기로 했답니다.

새싹이와 함께 요트 체험

요트를 타고 항해 중인 새싹이_자세 나오죠?

요트 운전 중인 새싹이_키를 잡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ㅎ

30분 동안 요트를 탔는데, 저희랑 같이 탄 어르신들은 사진도 안 찍으시고, 처음 탔던 그 자리에서 담소만 나누고 계셨어요. 새싹이랑 저만 신나서 요트 끝에 서서 사진도 찍고, 사진 찍어달라고도 하고, 만세도 부르고 아주 까불까불 잘 놀았답니다.

요트 체험 후 알차게 보낸 하루에 만족한 엄마의 몸짓

다리를 건너는 제 뒤로 해가 뉘엿뉘엿, 내려오고 있는 거 보이시죠? 섬에 들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고 나가는 사람만 많던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도 다음 배는 꼭 타야겠다고 생각하고, 입구에서 배를 기다렸답니다.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서요. 갈매기들이 과자 달라고 자꾸 몰려드는데 줄 게 없어서 미안한 마음뿐이었어요.ㅠ

돝섬 투어를 잘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배달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했답니다. 배달 어플은 참 좋은 것 같아요. 낯선 곳에서도 원하는 음식을 시킬 수 있으니까요. 다른 사람들과 섞여 앉아서 음식을 먹기가 두려운 요즘인지라, 단 둘이 있는 공간을 선호하는 엄마는 이 날 저녁도 맛있게 먹고 다음 날의 일정을 준비했답니다.

전날, 진해루에서 잠깐 느껴본 손맛을 잊을 수가 없는지, 새싹이는 계속 '도시어부'를 보며 간접 체험을 했답니다. 멋진 자세로 숙소에서 '도시어부'를 열심히 보고 있는 새싹이 모습 보여드리며,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