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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린 Apr 29. 2024

영화 리뷰 <중경삼림>

사랑에 대한 공감

오늘 해볼 영화 리뷰는 ‘중경삼림’입니다.

94년도에 만들어진 영화로 벌써 3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명작으로 평가되는 데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솔직히 영화 제목은 많이 들어봤었지만,

홍콩영화에 대한 흥미가 없어 보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홍콩으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호기심에 봤던 ‘중경삼림’이 제 삶과 많이 닮아있더라고요.

사실상 2030 청년들에게 공감될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기법도 워낙 감각적이라 그런지 전혀 옛날 영화같이 촌스럽지가 않더라고요. 그럼 본격적으로 중경삼림 영화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중경삼림 영화 포스터

중경삼림 줄거리


영화는 옴니버스 형태로 2가지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먼저 시작되는 이야기는 금발머리카락의 마약밀매상(임청하 배우)과 경찰 223(금성무)이 나와요.


그들은 직업적으로 봤을 때, 전혀 연관점이 없는 사이이지만 경찰 223이 만우절날 실연을 겪었기 때문에 우연히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경찰 223이 범인을 잡으려고 청킹멘션을 뛰어다니는 동안 금발머리 여자와도 부딪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운명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죠.


경찰 223이 만우절날 여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당하고 그 사실을 여전히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 가족들에게 안부전화를 하기도 해요. 그는 여자친구의 만우절 이별통보 거짓말이 한 달이 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그녀가 좋아하는 파인애플통조림을 잔뜩 집에 사는데, 모두 유통기한 5월 1일까지인 것들만 찾아서 구매했죠.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5월 1일, 현실을 받아들이고 모든 파인애플 통조림을 까서 먹습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속이 울렁거려도 억지로 다 먹어요. 그렇게 더부룩한 속을 진정시키기 위해 어느 한 술집에 들어가면서 다짐을 합니다.

여기서 처음 마주친 여성과 사랑에 빠지겠다고..





마약밀매상인 금발의 여성은 늘 선글라스와 우비를 입고 있습니다. 마치 영국인처럼 행동하죠.

그녀는 마약밀매를 하려던 중 문제가 생겨 보스에게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그날 하루종일 살기 위해 뛰어다녔어요. 굉장히 피곤한 상태에서 술집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낯선 남자가 계속 말을 걸어요.


경찰 223은 그녀에게 여러 가지 언어로 물어봅니다

“파인애플 좋아하세요?”

그녀는 귀찮아하다가 점점 지쳐있던 그녀는 받아줍니다. 말은 서로 하지 않아도 교감이 되는 듯했어요.

그녀가 지쳐서 어디 가서 쉬자고 했을 때, 정말 그녀는 침대에서 지쳐 잠들어버립니다.

그녀 곁에서 경찰 223은 혼자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시간을 때우죠. 그러다 이제 나갈 때가 되어 그녀의 구두를 벗겨주고, 구두의 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이 그녀가 얼마나 힘든 하루를 보냈는지 알게 해 줍니다. 구두를 닦아주고 그는 몰래 방을 나가요.

그녀도 마침 그때 깨어나고, 창가에서 잠시 경찰 223을 보고는 그녀의 할 일을 하러 갑니다.

자신이 먼저 보스를 죽이고 첫 번째 이야기는 끝이 나요.






영화 두 번째 이야기는 경찰 663(양조위)과 페이(왕페이)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경찰 663은 승무원 여자친구 아미와 5년째 만남을 이어갔고, 많이 사랑하고 있었죠. 매일 같은 식당에서 여자친구에게 음식을 사가던 곳, 그곳에서 페이를 처음 봅니다. 페이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여성이고, 매일 크게 음악 캘리포니아 드림을 듣습니다.


페이는 경찰 663에게 첫인상부터 사랑에 빠졌지만 그는 여자친구가 있었죠. 그러다 어느 날 그가 좋지 않은 표정으로 식당에 옵니다. 그녀가 떠났다고 말하죠.


경찰 663은 이별 후유증이 너무 커서 자신의 집에 본인의 심정을 대입하기 시작합니다.

젖은 수건이 운다고 하고, 그녀가 남기고 간 옷은 언제 가지러 올지 몰라서 늘 깨끗하게 보관하죠.

그런 그를 페이는 안쓰럽게 봅니다.

그러다가 식당으로 편지를 들고 승무원인 그의 전 여자친구가 찾아옵니다.

편지를 전달해 달라고 해요. 식당의 모든 사람들은 몰래 그 편지를 다 읽었죠.

그러다 마지막엔 페이의 손에 편지가 들어옵니다.

경찰 663이 식당에 오고, 페이는 그 편지를 전달해주려고 하는데 경찰 663은 커피만 한잔 마시고 편지는 가져가지 않습니다. 잠시 보관해 달라고 해요.






편지 안에는 경찰 663 집의 열쇠가 들어있습니다.

우편으로 부치겠다는 페이의 말에 경찰 663은 알겠다고 주소를 알려줍니다.

그렇게 페이의 경찰 663집 무단침입이 이어집니다몰래 그의 집에 들어가 그녀의 흔적들을 지워줍니다점점 과감해지는 페이는 결국 경찰 663에게 들키고 경찰 663은 오히려 이별을 극복하게 도와준 페이에게 고마움을 느껴 데이트를 신청하죠.

캘리포니아 카페에서 만나자고 데이트를 신청했지만, 페이는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로 도망갑니다.

그렇게 1년 뒤, 승무원이 된 페이는 다시 식당에 찾아오고, 식당을 인수한 경찰 663은 페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나요.







중경삼림을 보고 느낀 점

영화 속의 여성들은 모두 자신의 미래의 불확실함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당시 홍콩의 모습과도 닮아있어요. 홍콩이 영국령에서 중국령으로 넘어갈 시기에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그래서 금발의 마약밀매상인 여성은 비가 오지 않아도 레인코트를 입고 해가 뜨지 않아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죠.

영국적인 모습을 고집하는듯한 모습입니다.


페이는 자신의 현재 모습에 자신이 없었죠. 미국 캘리포니아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녀온 그녀는 생각보다 별거 없었다고 해요. 중국령으로 넘어가는 현실이 홍콩 사람들에게는 별로 좋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별거 없을 거라는 말을 전하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 중에 하나는, 페이가 경찰 663집에 있는 통조림 로고를 바꿀 때 그 로고가 미국 거에서 중국거로 바꾸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죠.


생각보다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랑의 아픔을 그리고 있어요.

금성무는 사랑의 유통기한이 만년이었으면 좋겠다는 대사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사랑은 유통기한이 없죠.

그만큼 이별이 힘들지만 다른 사람으로 결국 조금씩 치유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찰 223은 조금 더 어린 사랑을 다룬 것 같다면,

경찰 663은 조금 더 성숙한 사랑을 다룬 것 같습니다. 페이가 아니었다면 더 오랜 기간 이별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겠지만, 페이 덕분에 전 여자친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도 이별의 아픔은 시간이, 그리고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을 통해 해결을 해주기는 합니다.

그리고 경찰 663이 우연하게 승무원 전 여자친구 아미를 만났을 때, 객관적으로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임을 받아들이게 되는 장면도 인상 깊었습니다.


만나는 동안은 전혀 몰랐지만 헤어지고 다시 보니 서로의 성향이 너무 달랐던 것이죠.

최근 사랑에 대한 이별을 겪었던 사람에게 굉장히 큰 위로를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중경삼림은 다 봤을 때 시 한 편을 본 것 같은 여운이 남습니다.

그리고 옛날 영화이지만 리마스터된 만큼 전혀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옴니버스 형태의 두 가지 내용 중 두 번째 이야기가 더 공감되고 재밌었습니다.





이 영화의 총점

별점은 5점 만점에 4점입니다.

30년 전 영화임에도 전혀 촌스러운 분위기가 아니었고요. 감각적인 기법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별에 대한 위로를 건네주는 영화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힐링이 되었어요.

저처럼 홍콩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 강추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중경삼림 리뷰는 이만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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