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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 Aug 28. 2020

올라도 불안한 내 주식

2020년의 도박판, 언제 팔지?

1년 전부터 주식을 했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를 가지고 있다가 코로나 때 손해보고 팔았다. 그러다가 문득, '기업 가치가 떨어진 것도 아니고,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기업은 비대면 시대에 더 적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참 코로나가 심하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 카카오를 몇 개 주웠다.



그 결과는? 수익률 무려 75% 이상. 추가 매수 전에는 130%도 찍었었다. 3월 31일에 매수한 카카오의 주가는 154,000원이었고, 현재는 40만 원이 넘는다. 30만 원 대에서도 '어차피 멀리 보는 거니까' 하며 추가 매수를 했는데, 40만 원까지 가더라.


카카오 주가는 13만원 정도에서 지지부진한 주가를 보이다가(나도 이때 한 번 손절했었다) 코로나가 막 퍼질 때 고꾸라졌다가, 몇 달 사이 미친 듯 상승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비대면 쇼핑이 늘 것이라는 기대와 웹툰 이용이 늘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277,000원에 매수한 네이버 주가는 현재(글을 쓰고 있는 시각 기준) 333,000원으로 30만 원을 넘겼다.


역시 3말4초 정도에 꺾였다가(나도 이때 손절했다2), 다시 급격히 올랐다.


소유한 주식이 하루가 다르게 고점을 갱신하고 있으니 당연히 기분은 좋지만 내심 불안하다. '과연 언제까지 오를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다.


첫째는, 증시 하락으로 인한 개인들의 주식 참여가 주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점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분기 주식 계좌는 전년보다 5% 증가한 2,935만 개다. 특히 청년층의 비율이 50%가 넘는다. 어려워진 취업, 적은 임금 등의 이유로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때가 기회다!'하고 뛰어든 동학개미들도 한몫했겠지. 주가는 단순히 기업 가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경제원리에서 수요의 공급 법칙과 마찬가지로,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은 오르게 되어 있다.


미래가 막막하니 투자를 시작하라는 삼성증권의 광고. 공감되는 문구지만 왠지 씁쓸하다.


둘째로는, 코로나가 장기화될수록 경기가 침체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소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전되었다지만 경제 자체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나 카카오라고 버틸 수 있을까? 파이를 뺏어오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파이의 크기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5.3%와 4.6% 감소했고, 재산소득도 11.7% 줄었다. 근로·사업·재산소득 지표가 사상 처음으로 동시 감소한 것이다. 결국 '온라인에서 소비를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할 돈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


현재 주식이 아무리 올라도 '언제 빠지느냐'의 도박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 내 주식, 언제 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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