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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 아저씨에 대해…(평생 현역으로 살기)

매일 글쓰기 77일 차 (2023.07.08.)

by 장보라





이 글을 왜 쓰게 되었는지 나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는 이경규 님의 팬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꾸 이분에 대한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자꾸 나는 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이경규. 이 분은 언제부터인가 TV에 계속 나오시는 분이다. 눈을 돌리고, ‘별들에게 물어봐!’를 외치는 개그맨도 아닌 코미디언(?)이다. 그러다가, 일요일 일요일 밤이라는 MBC가 정말 시청률이 높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을 때, 그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이었다. '몰래카메라'로 TV 예능의 큰 업적을 남긴 사람이다. 지금도 '몰래카메라 = 이경규'라고 되어 있다. 그 후로도 착한 예능의 시작 지점이라는 '양심 냉장고'도 그와 함께했었다. 그때가 언제인가? 하지만, 나는 어제도 배달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이경규 님을 TV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이유가 무얼까? 꽤 긴 시간 동안 TV 프로그램에 나올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상한 것은 보통 개그맨이 성공하면 일부 예능 프로그램에 진행자로 자리를 잡게 된다. 하지만, 지금 이경규 아저씨는 진행자가 아니다. 프로그램 안의 플레이어로, 그것도 가장 중심의 메인 참여자로 나오고 있다.


강형욱 강아지 전문가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서도 그는 그냥 진행하지 않고, 어릴 적 꿈이 수의사였고 지금도 꽤 많은 숫자의 강아지들과 살고 있으므로 그저 말 몇 마디 거들려고 나온 패널이 아니다.

낚시 프로그램만 보아도, 그가 낚시광이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한동안 낚시는 절대 만들면 안 되는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대본이 없고 예측이 안 되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서 정규 편성으로 내보낼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드론이 나오고, 디지털카메라로 촬영이 가능한 때가 된 것이다. 그저 물고기만 잡히기를 기다리는 영상이 아니라, 풍경을 넓게, 높은 곳에서 안방까지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계속 찍어서 잡힐 때까지 찍고, 편집하면 되는 이런 대단한 일이 일어났다. 그래서, 낚시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이 되었을 때, 그는 또다시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그 잡은 물고기로 식당까지 하고 있다.



강호동과 함께 진행한 <한 끼 줍쇼>도, 얼핏 보면 강호동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인듯하지만, 일단 집에 들어간 후에는 이경규 아저씨의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자연스러움이 배가 된다. 낚시하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다 요리가 되는 것 같다. 그냥 뒷짐만 짓고 있었다면 충분히 다른 연예인과 바뀔 수 있는 포지션이다.


<신상 출시 펀스토랑>이라는 요리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도 그는 그냥 진행자가 아니다. 이미 방송에서 여러 번 소개되어서 라면 브랜드를 런칭한 적도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도 그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면서 프로그램 정중앙에 위치한다.

나는 신기했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알고서 이런 것들을 취미로 삼았을까? 반려동물 천만 시대를 이미 알고 불도그들과 몇 년 전부터 살았을까? 낚시가 뜰 것을 예상하고, 요리하면서, 골프를 배웠을까? 아니면, 이것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취미들을 하는 것 가운데, 이것들이 당첨되었을까? 너무 궁금하다. 어떻게 그 연차에 진행자가 아니라 플레이어로 프로그램에 설 수 있는지, 그것도 대강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한가운데 말이다.


작년 어떤 시상식에서 그는 한명의 시청자가 볼때까지 TV에 나올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전혀 밉지 않은 그의 말은 왜 일까? 솔직해서, 운이 좋아서, 다음 시대를 보는 안목이 있어서? 무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경규 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어떻게 계속 현재 진행형으로 현역일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두 번째 나의 직업은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것의 첫걸음으로 이곳에 매일 글쓰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글은 편집이 들어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생각나는 대로 쓴 첫 글입니다. 엉망이라 부끄럽지만 그대로 발행을 누르려고 합니다.


오늘이 77일 차.


왠지 기분이 좋다. 벌써 작가가 된 것 같다.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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