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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수다쟁이
Jun 15. 2024
남편을 위한 한 그릇 저녁(10)
-들깨 콩국수-
비가 오려는지 후덥하고 끈끈한 날씨가 마음까지 축 처지게 하는 하루다.
한마디로 밥 하기 싫은 하루이기도 하다.
입맛은 없는데 배는 고픈^^
일찍 퇴근한 남편에게 외식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마땅한 메뉴가 생각나지 않았다.
나의 여름 최애메뉴는 냉면이지만 저녁을 냉면으로 때우기엔 돈도 아깝고 뭔가 허전한 느낌도 들었다.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이틀 전 사다 놓고 해 먹지 못한 콩국물이 눈에 띄었다.
콩을 불려서 삶아서 갈아서 해 먹는 수고를
한꺼번에 덜어준 콩국물은 아주 훌륭한 간편 식품이면서 슬로 푸드 같아 간단히 해 먹어도
마음 가득 흡족한 생각이 든다.
국수는 적당히 삶고. 고명을 위해 오이를 소금과 식초에 절였다. 그러면 더 쫄깃하고 아삭한 식감이 난다. 살짝 새콤한 맛도 부드럽고 조금은 밋밋한 콩국물과 잘 어울린다.
그리고
들깻가루 한 스푼을 콩국수에 한 바퀴 둘렀다.
오메가
3가
많이 들어있는 들깨는 혈액순환에 좋은 음식이기도 하고
,
콩국물의 맛을 더 깊게 해주기도 한다.
달걀을 하나 삶아 올리고. 집에 있던 돈카츠도 하나
곁들이니 어떤 특별한 외식보다 괜찮은 한 끼가 되었다.
날씨 덕에 마음까지 눅눅해진 하루가 콩국수 덕에 개운하게 샤워를 마치고 잠자리에 드는 것처럼 상쾌해졌다.
한 끼를 대충 때운 허전함이나, 비싼 돈을 주고 한 끼를 너무 거하게 먹고 난 후의 죄책감이 없는 아주 적당한 한 끼였다.
어쩌면 그건 음식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인지도
모르겠다.
남편에게 전하는 한
끼는 시간이 갈수록
나를
더 위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특별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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