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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쟁이 Aug 28. 2024

스콘과 사랑에 빠지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스콘이다.

왜냐면..

가장 만들기가 쉽고, 또 맛도 있기 때문에..

하지만 이것 말고도 스콘이 주는 매력은 다양하다.

어쩌면 빵 같고 어쩌면 과자 같은 식감.

커피나 홍차와 먹으면 더 고소하게 느껴지는 맛.

그리고 식사대신 먹어도 포만감을 주는 묵직함.

울퉁불퉁 투박하지만 겉바속촉의 포근함 등등..


스콘을 처음 접할 때는 플레인 스콘만 알았다.

그러다 어느 스콘 집을 가보니

플레인, 초코, 말차 그리고 여러 가지 잼이 얹혀 있는 스콘은 그 모양이 아주 다양했다.


스콘은 담백함이 매력이긴 하지만

때론 그 담백함이 밋밋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의

입맛을 당기기 위해 스콘 위에 올려지는

쨈이나 재료들은 무궁무진했다. 


스콘을 첨으로 배운 후 플레인과 말차스콘만을

만들다가 어느 순간 다른 스콘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삼각형의 스콘 말고도

동그란 모양이 주는 스콘도 멋스러워 보여 호기심이 갔다.


나의 또 다른 스콘의 첫 시도는 초코스콘이었다.

플레인과 초코스콘

기본스콘에 초코파우더만 들어간 스콘.

만들고 나니 초코칩도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아쉬움이 남았던 스콘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스콘은 마카다미아가 들어간 스콘이었다.

마카다미아스콘

약간의 고소한 맛을 주긴 했지만 플레인 스콘과

많은 차이가 있지는 않았고 기존에 있던 마카다미아의 오독오독한 식감이 덜 살아 좀 아쉬웠다.


그다음 눈길이 갔던 스콘은 쨈을 얹은 스콘이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둥근 스콘 위에

집에 있던 쨈을 얹었더니 쨈이 흘러내려 모양이

쁘지 않았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나는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

쨈을 어떻게 올리면 좋을까 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유튜브에서 보이는 전문가의 손길은 참 쉬워 보였다. 빵을 반죽하는 것도 쨈을 만드는 것도..

그래서 나도 호기롭게 도전해 봤다.

하지만 결과는 그저 그랬다.


라즈베리스콘과 블루베리스콘


분화구처럼 구멍을 내보고 그곳에 쨈을 담으려 했는데 빵이 부풀어 오르며

구멍이 다 부풀어올라 쨈이 들어갈 공간이  없어졌다.

하지만 정성을 들인 탓에 수제 쨈을 얹은 스콘은 모양이 주는 실망감을 과감히 떨쳐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길이 갔던 스콘은 메이플시럽 피칸스콘이었다.

조금 고급진 단맛과 피칸의 만남은 찰떡궁합이란 생각이 들었고, 비주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피칸스콘

역시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모양은 좀 울퉁불퉁했지만 식감도 맛도 아주 고급진 스콘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최근에 다시 모양을 좀 예쁘게 만들고 싶어서 도전한 스콘이다.

피칸스콘과 블루베리스콘


별반 차이는 없지만 말이다.


사실 요즘 내가 왜 이렇게 스콘에 진심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단순히 스콘이 주는 매력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친한 친구에게도 

아이친구의 엄마에게도

남편회사의 동료와 오랜 친구에게도

그리고 언니와 언니의 지인에게도..

나는 내가 만든 스콘을 나누고 있다.


지인들에게 나눈 스콘


예쁘게 포장



빵가게를 차린 것 같은 느낌


업그레이드 된 포장^^


남편은 지나가는 말로 왜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냐고 하지만


나는

내 아이가 정말 맛있다는 말도

친구가  맛있었다는 말도.

남편회사동료가 잘 먹고,

자신의 아이에게 가져다주겠다는 말도.

언니의 지인이 카페를 차려야겠다는 말도.

아이친구엄마의 아이가 맛있다며 더 없냐는 말도.


보잘것없는 나에게 작은 위로가 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

어쩌면 이것이 정말 스콘과 사랑에 빠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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