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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쟁이 Nov 30. 2024

나도 할 수 있다, 홈베이킹(9)

-생크림 식빵-

제과 수업을 들은 지 두 달여~

달달함이 가득한 제과의 매력에 빠졌다가

그럼 제빵은 어떻게 다를까? 하고 호기심이 생겼다.


예전에 한식, 중식, 양식 그리고 제빵기능사자격증까지 다 가지고 있던

아이친구 엄마가 "빵은 너무 어려워요.. 그리고 잘하지 않으면 힘들어요.."

라는 말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어서 빵을

배울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실습했다고 가져온 빵에서는 밀가루 맛이 많이 나서 '요리 잘하는 엄마도 빵은 어렵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자꾸 빵을 한 두 가지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과의 달달함이 조금은 지겨웠던 것도 같았다.


고민하다 제빵수업을 끊었다.

그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는 선생님이었다.

처음 제과수업을 해주셨던 선생님이 다시

제빵수업도 하신다 한 것이 큰 이유 중 하나였다.


빵은 디테일이 중요하다. 작은 것으로 큰 차이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 빵인데 선생님은 나이 답지 않은 꼼꼼함과 침착함으로

작은 디테일을 잡아주셨다.

그리고 언제 어느 때 어떤 질문을 해도 성의껏 대답해 주셨다. 중요할 것 같지 않은 이론도

상세히 설명해 주는 덕분에 내가 마치

큰 제과 학교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단순히 돈을 벌려고 그 자리에 서 있는 선생님이 아니라 빵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좋았다.


그리고 그런 분은 내가 만들어 온 빵 사진에서도

느껴졌다. 빵을 배운 친구에게 내가 만든 빵 사진을 보내면 그 친구는 다른 선생님과 지금 선생님의 디테일의 차이를 금방 알아보았다.

첫 제과수업이 끝날 때쯤 나는 작은 꽃다발을 선생님께 드렸다. 그녀의 성실함과 성의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다시 만난, 20살은 어린 선생님께 반갑게 인사하고

다시 빵이라는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열었다.


"오늘 첫 수업은 생크림식빵입니다!"


빵은 반죽기로 반죽을 한다. 사람의 수공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반죽을 살피는 일은 제빵사의

역량이다.

빵 반죽의 온도는 27도에서 30도 사이

어느 정도 글루텐이 형성되었을 때 반죽을 떼어 살핀다. 얇게 펼쳤을 때 찢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었는지..

반죽기에서 글루텐형성

그리고 그 이후엔 여러 번의 발효의 과정을 거친다.

발효의 과정은 기다림의 시간이다.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살짝 수축되는 정도로만

발효를 하면 된다.

발효된 반죽

그리고는 성형과정을 거친다.

밀대로 밀고, 기포를 빼고, 그리고 접고..

 과정이 의외로 쉽지 않다.

밀가루는 자꾸 수축되고 모양은 잡힐 듯 쉽게 잡히지 않는다.


온도도 반죽도 발효나 성형의 과정도 쉽지 않다.

빵이  어려운 이유인 것 같다.


예쁘게 잡힌 빵 모양은 이제 오븐에 들어갈 시간이다. 그리고 20여  후에 변신을 하고

나타날 예정이다.

얼마나 예쁜 모습을 하고 나타날지

기대감은 더 부풀어 오른다.



완성된 식빵


반으로 가른 모습

갓 구워 나온 빵을 먹는다는 것은

행복 그 자체이다.

쫄깃하고 바삭하고 결이 살아있는 부드러운 식빵

제과가 주는 달콤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추운 계절

그렇게 나는 다시 제빵의 길로 들어섰다.

빵의 따뜻한 온도가

겨울을 덮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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