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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쟁이 Nov 17. 2024

만원으로 한 끼(1)

-떡볶이와 굴전-

얼마 전 형님에게서 받은 아웃백 생일쿠폰이 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쿠폰을 어찌 쓸까 고민했는데

우리 집에는 아웃백과 관련된 할인쿠폰이 하나도

없었다. 통신사할인이며 카드할인 기타 등등

할인받을 수 있는 건 비싼 스테이크를 먹고

2만 원 할인을 받던가

아니면 회원가입쿠폰 만원을 할인받던가

두 가지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렇다고 스테이크 집을 가서 파스타만 먹고 오기에는 왠지 뻘쭘하여

다른 날 특별한 기회를 엿보기로 했다.

할인을 받지 못하고 아웃백을 가기엔 너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한 시간가량의 검색이 너무 허무해 맥이 빠졌다.


마음을 가다듬고 나는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로 향했다.  굴이 싱싱하길래

굴을 4900원에 하나 담고, 떡집에서 떡볶이떡을 두 개를 샀다. 6000원에..

나머지재료들은 집에 있으리라 생각하고

얼른 집으로 왔다. 사실 밖에서 외식을 하고픈 마음에 아무것도 준비를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밥을 하려니 마음도 급하고 배도 많이 고팠다.


여보 오늘은 그냥 떡볶이 먹자~~ 내가 분식집 아줌마처럼 떡볶이 해줄게~~

○○아 좋지?

"어 난  떡볶이 좋아~~^^"

떡볶이를 좋아하는 딸은 대찬성이었다.


큰 프라이팬에 물을 얹고 육수를 내려고 동전육수를 두 개 넣었다. 황태나 다른 육수를

넣어도 좋지만 오늘은 시간이 바빴다.

그리고 진간장과 고추장을 풀었다. 고춧가루와 설탕도 좀 넣고

적당히 단짠단짠의 맛이 나도록 양념을 만들었다.

그리고 집에 있던 양배추와 양파를 썰어 넣었다.

물에  씻은 떡을 넣고 적당히 중간불에 끓이다가

삶은 달걀과 꼬치어묵도 넣었다.

식구 수대로 세 개씩~~^^

그리고 냉동만두를 에어프라이어에 구웠다.

즉석떡볶이처럼 좀 폼난 떡볶이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떡이 양념에 베일동안

나는 굴을 씻어 부침가루를 묻히고

달걀물을 입혀 굴전을 부쳤다.

노릇한 굴전이 매콤한 떡볶이의 맛을 중화시켜 줄  것 같았기에..


떡볶이떡이 어느 정도 불그스름 해졌을 때

불을 끄고

프라이팬에 담긴 떡볶이와 굴전을 식탁 위에 차렸다.

마치 즉석 떡볶이 집에 온 것처럼..

그리고 남편과 딸을 불렀다.


여러분을 만원의  한 끼에 초대합니다~~^^


즉석 떡볶이 처럼


노릇한 굴전


떡볶이와 굴전

오늘 나는 만원으로 맛있는 한 끼를 담았다.

물론 아웃백의 비주얼보다는 훨씬 미흡하지만

10만 원이 넘을 식사비를 아끼고

만원으로  한 끼를 차린 뿌듯함이 출렁거리는

하루였다.


그리고 딸은 나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엄마! 분식집하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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