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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쟁이 Dec 12. 2024

만원으로 한 끼(10)

-오징어볶음과 굴국-

한 때는 오징어가 엄청 비싸서 마른오징어도 생물 오징어도 사 먹기 부담스러웠다.

어쩌다 마른오징어가 먹고 싶은 날 오징어를 집었다가 다시 슬쩍 놓은 적도 많았다.

근데 요즘은 마트에 가면 오징어 세 마리에 만원정도 한다.

비싼 물가에 3마리 만원이면 왠지 모르게 득템 한 것 같아 행복하다.

가끔 이런 사소한 것에 기쁨을 느끼는 나를 보며

피식하고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큰 욕심 없이 사는 평범한 일상의 행복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이다.


지난번 짬뽕을 하느라 오징어 세 마리를 9900원

에 사고 굴을 4900원에 샀었는데..

오징어 두 마리가 남고, 굴도 반쯤은 냉장고에 있었다. 이 재료가 상하기 전에 나는 이 재료를

소진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 메뉴는 오징어 덮밥과 굴국이다.


볶음에 쓰이는 양념이나 조림에 쓰이는 양념은 거의 비슷하다. 고추장 진간장 맛술 고춧가루 설탕 조금 파 마늘 정도..

기름을 조금 두르고 양배추 양파 당근 같은 야채를 볶다가 양념을 조금 넣고,

반정도 익었을  때 오징어와 나머지 양념을 넣고 볶으면 오징어 볶음은 쉽게 끝난다.


굴국도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히 끓였다

무를 썰어 참기름에 잠깐 볶고 육수 우려낸 물을 넣은 후 어느 정도 끓으면 굴을 넣고 끓여내면 된다.

미나리 같은 야채를 넣으면 더 맛있겠지만

대신 집에 있던 쪽파와 마늘을 넣었다.


매콤한 오징어볶음을 중화시켜 줄 시원한 굴국

오늘 한 끼도 그런대로 궁합이 맞을 것 같다.

오징어볶음과 굴국


얼마 전 담근 알타리김치와 함께 오늘도 나는

행복한 한 끼를 준비했다.

먹는 건 살아가기 위한 필수요소이지만

우리는 단순히 살기만을 위해 먹지는 않는다.

먹는 것을 통해서 우리는 맛있다는 미각적인 기쁨과 함께  행복한 마음,

이 순간에 대한 소중한 마음,

음식을 나누는 정겹고 감사한  마음,

오래전 음식에 대한 그리운 마음,

정성으로 음식을 만든 이의 사랑의 마음 같은

많은 감정을 느낀다.

그래서 오늘의 한 끼가 참 소중하고,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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