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지금 스물셋.
큰아이가 거의 7살 무렵부터 16년 정도를 워킹맘으로 정말 숨가쁘게 달려왔다.
노인요양시설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사회복지사의 꿈을 가지게 되었고 마흔살쯤 그 꿈을 이루게 되면서 사회복지사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거의 십년 가까이 사회복지사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하면서 10년 가까이 쉼없이 달려왔던것 같다.
한 해 걸러 평가 기간이 되면 거의 날밤은 고사하고 짐을 싸들고 시설에서 숙식을 해결할 정도였고 오로지 짖직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나의 사십대 시절을 보냈던것 같다.
어느순간 두 딸은 대학생이 되어있었고 중,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되새겨보니 마땅히 함께 한 기억이 없을 정도로 난 가정보다는 지기장일이 우선이었다.
내가 회사일로 늦은 퇴근시간이나 집으로 오지 못하는 날이 많았기에 늘 아이들의 밥상은 어느순간 남편 몫이 되었고 그래도 불평하지 않는 남편이 고맙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이렇게 힘들게 일을 하니까 경제적으로 가정이 보탬이 된다는 자만감이 늘 차 있었던 시절이었다.
어느 순간 내가 하고 있는 나의 일이 나의 성취감을 만들어 주고 그런 성취감으로 인해 나의 삶이 활력이 넘친다는 착각에 빠져 있을 떄, 언제 부턴가 모를 회의감이 밀려들기 시작하였다.
내가 이루어가고 있는 모든것들이 내가 그만두는 순간 나의 것으로는 남겨지지 않는다는 현실과 일벌레만 살아 가는 나의 모습이 어느순간 괴물처럼 느껴지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결국 나는 오랫동안 일한 직장을 과감히 사표를 내고 일년 계약직 사회복지사로 이직하였고 1년을 오롯히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 보았다. 독서모임, 글쓰기 모임, 운동모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모든것에 배우고 참여하는 시간을 통하여 내가 원하는 바디프로필을 촬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았고 전자책과 브런치 작가 되는것 까지 나의 소망을 이루는 한해가 되었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깨달을 수 있는 1년의 시간이었다.
이제 나는 오롯히 백수가 되었다.
시설장 자리가 있어 면접을 보았으나 선뜻 내키지 않았다. 다시 그 치열한 그일을 해야 된다는 두려움이 사실이 너무나 컸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한 편으로는 한 기관의 대표로 잘 꾸려 가고 싶다는 욕심도 났었다. 하지만 난 알고 있었다.
그 모든것은 나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헌신으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었기에 "노"라고 과감히 결정을 하고 3월부터 나는 50대 간 큰 아줌마의 백수로 살아가기로 결정하였다.
당장 대학생이 두명이라 들어가는 학비와 용돈 방값까지 사실 만만치가 않다.
남들은 제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지금에 와서 왜 멀쩡한 일을 그만두는냐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주위에서는 대책없는 아줌마라고 말을 할때도 많다.
사실 무지 두려운것도 사실이다.
이제 이 나이가 되어 이력서를 낸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기는 더 더욱 두려운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 번 다시 온종일 나의 삶이란 찾아볼 수 없고 일에만 치여 어느 순간 훌쩍 흘러간 세월앞에 멍하니 서 있고 싶지는 않다.
작년 한해 동안 책읽기를 통해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온종일 독서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는 갈망이 컸었다. 그리고 잘쓰지 못하는 글이지만 하루종일 글쓰는 일에도 몰두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간 큰 50대 아줌마로 만들어 버린것 같다.
나의 꿈대로 지금은 온종일 책과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행복하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많이 있다.
그래서 냉장고에 쟁겨둔 재료들로 최대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려고 하고 있고 배달음식에 마추어진 식단을 이제는 집밥으로 바꿔가고 있다. 훨씬 더 건강식으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좀 위안이 되는 부분이다.
일을 할때보다 절약하는 부분에 있어 최대한 절약할 수 있는부분은 절약하고 아껴쓸수 있는것은 최대한 아껴 쓰려고 노력해 나가고 있다.
사실 오랜 직장생활로 경제적으로 거의 반을 보태온 살람실이다 보니 당장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있을까 그것이 가장 큰 고민중에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과감하게 도전했던 이유는 지금 이렇게 하지 않으면 더 시간이 흐르면 후회할것 같다는 마음이 컸었다.
이제는 나에게 집중하면서 가족들을 돌보는 그런 삶도 살아가 보고 싶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조금 불편한 부분은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기에 나의 삶에 좀 더 집중하고 충실을 다해 나가고 싶다.
이제 50대 백수 아줌마의 간 큰 반란기를 통해 어제보다 좀 더 성장해가는 모습을 브런치에서 하나 하나 담아 가려한다.
50대 백수 아줌마의 간 큰 반란기~~ 나도 무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