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내 마음은 무겁습니다.

by 천정은

월요병을 앓은 지 15년 차 직장인입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몸은 무겁고, 기분은 우울합니다.

직장에 목메어 살지 않겠다고 말은 하면서도 여전히 오늘도 직장으로 향합니다.

저번 주에 과장에게 들었던 한마디 말은 주말 내내 내 머릿속을 괴롭힙니다.

문서를 확인하면서 일을 해라.

너 마음대로 생각하지 말아라.

무슨 일이든 보고해라.

그 당시를 회상해보면 이렇습니다.

바쁘다 보니 문서 확인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다들 관심 없어해서 내가 일처리를 한 것뿐입니다..

보고하기엔 사소한 일이라서 내 선에서 해결했습니다.

변명을 하고 싶었으나, 입 한번 뻥긋 열지 못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말한 후 내 마음은 무거운 돌 하나를 가슴에 얹는 기분이었습니다.

당신이 내 마음을 알겠습니까?

남들은 과장 잘 만나서 점심 후 커피도 얻어 마신다던데.

잔소리 대신 늘 칭찬만 해준다던데.

우리 과장은 오늘도 커피는커녕 커피 타오라고 시킵니다.

큰소리만 뻥뻥 칩니다.

칭찬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고, 무슨 일이든 자기가 다 한 것처럼 보고 합니다.

그런 과장 생각에 출근길에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새벽 2시 50분에 눈이 한번 떠졌으나, 다시 눈을 감기까지 1시간 넘게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쉽게 잠들지 못했고, 답답한 마음을 삭히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월요병으로 나는 늘 새벽에 2-3번씩 눈이 떠집니다.

퇴사할까?

다른 일을 해볼까?

앞으로 뭔가를 준비하긴 해야겠어..

몇 번의 반복적인 생각을 하다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한 탓에 몸은 천근만근 무겁고, 입맛은 없습니다.

우유 한잔에 바나나 한 개를 먹는 날은 그나마 괜찮은 날입니다.

물 한잔 마시고 커피 한잔을 텀블러에 담아서 출근합니다.

차 안에서 커피 마시는 시간이 그나마 하루 중 가장 힐링의 시간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신호가 걸리기를 바라면서 커피 한 모금에 음악을 듣고 심호흡을 합니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어두운 안색과 깊게 파인 주름살만 보입니다.

최근에 스트레스 좀 받았더니 주름살이 더 생겨 버렸습니다.

머리카락에 간간히 보이는 흰머리를 본 순간 감자기 서글퍼졌습니다.

이건 다 과장 때문이야.

과장 눈치 보느라 내가 빨리 늙는 것만 같습니다.

즐거운 마음보다 우울한 마음이 더 큽니다.

과장 얼굴이 생각나서 오늘도 샛길로 도망가고 싶습니다.

똑같은 출근길과, 똑같은 하루, 똑같은 잔소리를 들을 생각에 오늘은 더욱더 출근하기 싫습니다.

직장생활이 즐겁지는 않더라도 익숙할 법도 한데, 지금의 나는 아직도 서툴기만 합니다.

나의 생각도 , 나의 마음도, 사람들도 말입니다.

불안전한 나의 직장생활에 오늘도 마음을 다잡고 출근해 봅니다.

오늘도 월요병을 앓는 내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언제까지 이 병을 견뎌야만 할까요?

치료약이 있다면 먹기라도 할 텐데 말입니다.

나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걸 알기에 오늘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오늘도 견뎌 봅니다.

그런 내가 대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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