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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august Dec 05. 2022

마흔에 자아정체성

한 장만 더 넘기면

나는 서른여덟이다.

마흔을 코 앞에 두고도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 

한없이 공허하다.

다시 호주로 이민을 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는 요즘,

내가 누구보다 잘하는 일이 단 한 가지도 뾰족하지 않다.

좋아하는 것도 없다. 막막하다. 

적성에 맞거나, 좋아하거나, 잘하기만 하는 일은 안된다.

반드시 돈을 벌어야 하는 일이어야 한다.

어렵다. 이건 호주에 살든, 한국에 살든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지금이야 육아하느라 뭘 할 정신이 어딨냐 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도 자립하게 되는 시기가 있다. 

살림과 육아에 절여진 투박한 손이 갈 곳을 잃는 시기가 온다. 

나는 엄마가 되었지만, 사람이고, 한 명의 사회 구성원이었다.

다시 나의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 

아이들에게 엄마로 써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멋진 인생을 보여주고 싶다. 

이 나이에 자아를 찾는 시간은 참으로 괴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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