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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Feb 11. 2021

중간 생략, 오늘이 제일 좋은 오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음력으로는 내일이 1월 1일. 새해.

뜻밖에 혹은 우연히 그리고 순식간에 나는 25년의 서울 라이프를 정리하고 새해에 고향을 택했다.

지금은 택했다는 단어를 쓸 만큼 돌아간다는 것이 큰 결심이지만 돌아가지 않으려고 해도 그냥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고 이전  어느 날에는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화려한 유혹 속에서 웃고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
외로움에 길들여진 후로
차라리 혼자가 마음 편한 것을
어쩌면 너는 아직도 이해 못하지
내가 너를 모르는 것처럼
언제나 선택이란 둘 중에 하나
연인 또는 타인 뿐인걸
그 무엇도 될 수 없는 나의 슬픔을
무심하게 바라만 보는 너
처음으로 난 돌아가야겠어
힘든 건 모두가 다를 게 없지만
나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뿐이야
약한 모습 보여서 미안해
하지만 언젠가는 돌아올 거야
휴식이란 그런 거니까
내 마음이 넓어지고 자유로워져
너를 다시 만나면 좋을 거야
처음으로 난 돌아가야겠어
힘든 건 모두가 다를 게 없지만
나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뿐이야
약한 모습 보여서 미안해
약한 모습 보여서 미안해


분명 이 노래에 위로받은 날이 있었지만 그때는 돌아갈 곳이 없었다.


간절히 바라던 일도 원하지 않은 때에, 원치 않는 상황에 온다면 두려울 수도 있겠다 싶다. 휴식아닌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기에.


그래도 늘 후회 없이 사는 것이 내 무기이고

지나간 일에는 미련두지 않는 것이 주특기이니,


아무튼


중간 생략.


구구절절은 싫고

사연은 오분 이상 말하면 지루하니까

다 생략하고.


나는 그냥 잘하고 행복할 예정.

결과는 죽기 전에나

잘 살았다 말하든 말든

오늘이 제일 좋은 오늘을 살아갈 예정.


충실하고 촘촘하게.

씩씩하고 싹싹하게.

진실하고 성실하게.


그러니 중간 생략.

나는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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