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디지털 전쟁일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내 손은 자동으로 침대 옆에 있는 검은 스마트폰을 찾는다.
눈도 제대로 뜨지 않은 채 흐릿한 시야로 확인하는 것은 조회수. 전날 밤 올린 유튜브 쇼츠가 대박을 터뜨렸을 때, 나는 소리를 지르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20만 조회수에 구독자 수가 순식간에 800명 가까이 늘었다. '이거다! 드디어 나도 성공 가도를 달리는 건가?' 혼자 흥에 취해 온종일 싱글벙글했다. 커피를 마시며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손은 멈출 줄을 몰랐다. 조회수가 오르는 걸 지켜보며, ‘이래서 사람들이 조회수에 미치는구나’ 싶었다.
그러나 성공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음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던 나는 완벽한 영상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조회수는 고작 몇 백에 그치고 말았다.
"설마... 이게 끝이라고?"
예상과 너무나 다른 결과에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았다. 밤을 새워 만든 노력의 결과가 외면당하는 순간의 허탈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욕심내지 말자"라고 되뇌었지만, 속상한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 안에서 은근히 꿈틀대는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희망과 욕심이 쓴웃음을 짓게 했다.
아이들 어릴 때만 해도 나는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두고 잔소리를 하는 부모였다.
"왜 그렇게 스마트폰에 빠져있니?" 하며 숨기기도 하고, 빼앗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과 붙어 있다. 유튜브, 인스타, 블로그… 손가락 하나로 작은 화면을 넘기며 조회수와 ‘좋아요’에 울고 웃는다. 만약 아이들이 그때의 나를 본다면, "엄마도 이제 우리랑 똑같잖아요!"라며 웃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맞다. 인정한다.
반평생을 오프라인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다면 이제는 온라인에서 또 한 번 열심히 뛰어볼 때라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AI와 신기술 덕분에 더욱 재미있고 다채롭게 살아보고 싶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작은 즐거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보람이다.
물론, 콘텐츠가 외면받으면 그 허탈함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공들인 작품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이번엔 쉬엄쉬엄 하자’고 다짐하지만 조회수라는 숫자가 내 손을 또다시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좀 느슨하게 살아도 되잖아." 하지만 나에게 느슨함은 풀기 어려운 수학 킬러 문제 같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마음은 여전히 내려놓기 어렵다. 쉬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손은 또 다른 영상을 준비하고 있다. "왜 이러지?"라고 스스로 묻고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게 나는 또다시 조회수와 구독자 수를 향해 달려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생각한다.
"내일은 좀 쉬어야지... 아니면, 또 새로운 도전을 해볼까?"
스마트폰을 다시 쥐는 순간 나는 웃으며 중얼거린다.
"뭐, 인생은 계속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