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성미 Feb 04. 2024

엄마는 눈물입니다

엄마 돌아가시기 2개월 전

늦은 밤에 폰이 울렸습니다. 화면에 뜬 이름을 보니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ㅇㅇㅇ 요양원>

"어머님께서 저녁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셨어요.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요. 병원으로 모셔야 할 것 같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엄마는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병원에서 폐렴으로 입원하고 완쾌가 되어서 다시 요양원으로 모신 지 일주일 만입니다.

그 순간 면회는 허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10분 면회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데

주렁주렁 주사약으로 엄마 몸은 감기어 있었어요. 전 그 모습을 본 순간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만 주르륵 흘렀지요. 눈을 못 뜨는 엄마 귀에 대고 연신 말했습니다.


"엄마, 사랑해.... 사랑해. 정말 사랑해.... 미안해~~~ 미안해...."라고.

못다 한 말이 있어서일까요엄마는 지금 일반실에 계십니다. 말은 거의 못 하시지만 눈은 마주칩니다. 저는 엄마 귀에 속삭여줍니다.

"엄마, 사랑해. 정말 사랑해."

"다음엔 비행기도 많이 타고 배도 많이 타고 여행도 많이 다니자."

"엄마 딸로 살아서 행복했고 내 엄마가 되어줘서 고마워."

......


엄마와 저는 여행을 간 적이 없습니다비행기를 탄 적도 배를 탄 적도 없어요.


젊을 땐 애들 키우느라 저 사느라 바빠 엄마와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나이 들어 철이 들 무렵에는 엄마는 아파버렸지요.

엄마는 늘 나를 애처로워하며 볼 때마다

"딸, 사랑해." 하고 손을 들어 하트로 표현해 줬지요.


오늘도 엄마를 잠시 보고 돌아서려는데 작은 소리가 들립니다.


"잘 살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저도 엄마도 압니다.


엄마사랑해.     


지난 글을 옮기면서 눈에는 또 눈물이 흐릅니다.  이 놈의 눈물은 마르지가 않습니다. 엄마는 눈물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와의 마지막 외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