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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뭉도림 Aug 11. 2020

연극 '찬란하지않아도 괜찮아'

대책 없이 순수해도 아름다운 20대들의 이야기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관람했다. 이찬란 역의 박소담 배우님, 윤도래 역의 김영진 배우님, 권유 역의 김찬 배우님, 최시온 역의 이민재 배우님, 김혁진 역의 유정아 배우님의 캐스트였다. 2017년에 나온 까마중 작가님의 웹툰이 원작으로 20 초반의 교내 동아리 내에서 일어나는 일상과 우정 혹은 청춘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이찬란'

주인공은 가난에 허덕이며 삭막하게 살아서 이름의 뜻과는 다르게 살아가는 ‘이찬란이다. 이찬란은 아버지를 ‘ 사람이라고 부른다. 술에 취해 어머니와 자신을 때리고 돈만 요구하기 때문에 애정이 없다. 어머니는  사람에게 돈을 주기적으로 주면서 딸인 이찬란에게 돈을 받는다.
 
가난하게 태어나 화목하지 않은 가정을 벗어나 고시원에서 생활한다. 하루에 아르바이트 3개를 하며 바쁘지만, 적자인 인생을 살아간다.  인물 소개만 봐도   있듯이 숨을 쉴만한 구멍은 전혀 없고 매일 똑같이 허덕일 뿐이다.
 
그런 이찬란에게 ‘연극부 신입생이라는 사건이 일어나며 삶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연극부의 회장인 윤도래는 그녀를 신입생으로 맞이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부원들과 온갖 노력을 하며 가입을 권유한다. 물론 이찬란은 그럴 여유도, 시간도 없다. “저는 그렇게 한가하지 못합니다.”라며  잘라 거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원들의 노력과 실질적인 도움을 토대로 가입에 성공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연극부에 들어가서 친구들을 사귀며, 가족과의 마찰이 있는 다른 친구들을 보며 위로하고 위로받는다. 점점 웃는 횟수가 늘어나고 자신의 감정을 배우라는 역할로 표현하는 탈출구를 얻는다.
 
 
 
자신을 향한 채찍질

 연극에 몰입되었던 이유는 다양한 속내를 가진 인물들이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매사에 장난 같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윤도래, 남에게 사랑받기 위해 항상 외모를 가꾸며 애쓰는 유정아, 취업을 위해 온갖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최시온, 이혼한 부모님으로 힘들어하는 권유.
 
필자를 포함하여 주위 친구들, 지인들이 하나씩은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이었다. 그래서  공감이 갔고 대사들이 아팠다. 인물들의 깊은  사정까지는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지만, 공통점은 찾을  있었다. 다들 “나만 잘하면 , 내가  열심히 하면 라고 되뇌는 채찍질이었다.
 
안타까웠다. 어쩌면 현실의 청춘들이 이렇게 버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극에서의 인물들은 ‘아날로그적인 연극으로 힘을 얻는다.  과정을 보면서 스스로   틈은 무엇인지 되묻곤 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이찬란이 했던  “이제는 찬란하지 않았던  안의 나를 놓아주려 합니다.”  닿는다. 정확한 대사는 아니지만 이런 내용이었다.  말을 들을  눈물이 났다. 이찬란이 성장하고 자신을 돌볼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은  같은 대견함이었다.  한편으로는 필자의 올해 소망이 “찬란하자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로든 대외적으로든 무조건 빛나고 싶어서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 채로 벌써 8월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모든 것이  책임인  같았던 지난날을 토닥이는 위로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지금은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때이다. 현재가 미래를 만드는 발돋움이기 때문에 빠르게 질주해야 하기도 한다. 또한, 모두가 노력하기 때문에 뒤처지면  된다.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이것을 ‘일탈이라는 말로 치부하며 무시한다면 지금  순간  인생의 주인이 과연 자기 자신이라고 자부할  있을까?
 
너무 애쓰지 않아도 아름다울  있는 시기는 바로 지금이 아닐까? 지금 포기한 것들을 과연 나중에는 즐길  있을까?
 
아마 지금의 이찬란은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다당장 내가 원하는 것을   있는 시기는 지금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춘

극이 끝난 , 무대에는 배우들의 연습실 사진이 나온다.  시간을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한 그들이 ‘청춘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같았다. 순간 열정적인 그들이 부럽기도 했다.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누군가가 보기에는  볼일이 없더라도 혹은 무기력한 일상이 어쩔  없는 일처럼 느껴지더라도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 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잔잔한 위로를 받는 시간이었다. 항상 뜨거움이 녹아있는 대학로라는 공간이 주는 힘도 있었다.
 
마치 대리만족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며 나의 봄날에 대해 몰두해보게 하는 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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