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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해지리 Nov 16. 2024

첫 출간작가 타이틀을 뺏기다

작가가 풍년이네




4년간 블로그 발행을 이어오는 동안 남편은 한결같이 무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별 소득도 없이 애쓰는 것이 무의미해 보였으리라.

자조적인 표현으로 '시간당 500원짜리 글'을 쓴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나다.

그랬더니 그것을 고대로 받아서 '시간당 500원에 목매지 말고 일찍 일찍 자. 매일 피곤해하지 말고'라고 콕콕 찔러 걱정을 했다.

좀 푹신하게 걱정해 주면 안 되는 건가.


그러던 것이 출판사와의 계약을 계기로 변화가 생겼다.

성과 없이 보낸 지난 4년과 달리, 외부에서 인정해 주는 결과물이 생기니 적극적(?)으로 작가 대우를 해주는 것.

'작가님, 싸인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 '작가님 출판 기념회 해야지.' 하며 기분 나쁘지 않게 농을 던진다.

그렇게 우리 집 최초의 출간 작가로서 입지를 굳히는가 싶었다.



딸아이 꿈은 동화작가다.

늘 그림을 그리는 아이다.

직접 그린 그림 안에 이야기를 담을 줄 아는 아이다.  


딸아이가 만든 음식 캐릭터
딸아이가 만든 음식 캐릭터




딸아이 학교에서는 학생들 작품을 모두 개인 책으로 출판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학년이 시작될 될 무렵부터 꾸준히 독후감과 글짓기 작품을 숙제로 내어주셔서 글을 모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숙제로 쓴 글을 모아 출판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딸아이는 숙제로 쓴 글 말고 자기가 쓴 동화를 완성해서 출간하고 싶다고 했다.

담임 선생님께 문의드리니 가능하다 허락해주셔서 작업이 시작되었다.   

아이는 여름 더위가 조금 수그러지던 때부터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킨 이야기를 써 나갔다.  

어느 박물관에서 본 1970년대 쥐잡기 운동이 모티브가 되어 그 시절 쥐 입장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에는 좀 속도를 내다가 싶더니 얼마 못가 시들.

이래서 완성이 되려나 걱정했는데 마감이 글을 쓰게 해 준다더니 이 아이도 마감 직전에서야 몰아서 글을 썼다.

마감 3일 전 주말도 반납하고 먹고 쓰고, 그리기를 반복해서 학교에서 정한 기한 안에 작품이 완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집 첫 출간작가 타이틀은 딸이 차지했다.  


무려 ISBN 번호까지 부여 받은 책이다.


딸아이가 그린 삽화와 동화의 첫 페이지


♡ 부크크를 이용한 출판방법은 아래글을 참고해주세요 ♡


 



속보)

 '첫' 타이틀은 아들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작년에 학급에서 학급문고를 제작했으니 공저라도 본인이 가장 먼저 우리집 출간작가라는 주장.

굳이 출판과 발간의 차이를 지적하지 않고 아들의 책도 인정해 주기로 했다.


'그래 첫 작가는 아들이야. '

우리 집에 작가가 풍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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