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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 Jan 26. 2021

언어의 모양

일곱.

유튜브에서 90년대 영상들을 “우연히” (사실은 알고리즘의 ‘권유) 보게 되었다. 30   영상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화면의 색감, 화질, 세트장의 구성이 달라졌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영상들이 어색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 -언어- 때문이었다.

신기했다. 당시에는 너무 당연하고  익숙하게 느껴졌던 단어의 사용, 말의 억양, 맥락의 구성  말속 숨겨진 뉘앙스가 지금은 너무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그동안 우리가 쓰는 말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서서히  모습과 형태가 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동일한 장소에 머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소가 시간의 흐름에 변화함에 따라, 사람들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언어의 모습을 조금씩 바꿔오고 있었던 겻이다.

언어는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영수의 언어, 유미의 언어는 비록   우리말이라고 할지라도 모두 다르다.  같은 다름은, 그들의 가정에서, 그들이 만나는 친구에게서, 그들이 접하는 미디어에서,    사람이 처하는 모든, 상이한 경우의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언어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고,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 장소, 상황에 ‘접착되어 있다. 이러한 언어의 접착력(stickiness)으로 인해 ‘언어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지금껏 겪어온 상황들의 결과물 (혹은 부산물)이라고 표현할  있다.

어쩌면 내가 하는 , 타인이 구사하는 언어는 개인의 삶의 흔적이다. 개인이 처해온 바꿀  없었던 여건에 의한 자신의 말과 언어적 습관들에 대해 창피해할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동시에 주어진 상황 속에서 보다 나은 생각과 말을 하는 것에는 책임을 느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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