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혼했습니다.

#15

by Liz


유튜브 컨텐츠에서 본 그는 딸을 양육하고 있는 이혼 3년 차의 직장인이었다. 단정한 용모로 자기 관리를 잘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와 비슷하게 평범한 삶을 살아온 느낌을 받았다.


나는 언제나 반듯하게 생긴 선한 인상의 사람을 좋아해 왔다. 돌이켜보면 이전 남자친구들은 대부분 비슷한 인상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한 줄로 나란히 나란히 나열을 해보면 왠지 모르게 비슷한 결이랄까. 그래서인지 나의 친한 친구 몇몇은 종종 내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니.. 진짜 이세연상이 있다니까?‘


'ㅎㅎㅎ아니 ㅎㅎㅎ 뭐래 그게 뭔데?'


'그 왜 있어 그냥 잘생겼는데 착하게 잘생긴 상ㅋㅋㅋㅋㅋ'


나는 언제나 모범생이 좋았다. 나쁜 남자에게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나에게 확신을 주지 않는 사람, 애매하게 구는 사람은 싫었다. 누군가의 어장 속에 들어가는 일을 스스로 거부했고 나조차도 어장을 키우지 않았다. 나에게 연애의 시작은 그냥 좋아지는 사람, 이미 내 마음에 들어온 사람, 사실은 내 스타일대로 생긴 사람이었나 보다.


나는 첫인상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단순한 사람이다. 그리고 이미 좋아진 그의 멘탈이 건강하길, 제발 좋은 사람이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렇게 화면을 통해 내 마음에 들어온 그 사람과의 대화창이 열렸다. 다음은 뭐라고 해야 할까. 아무래도 이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은 낯선 사람을 경계하지 않을까. 심지어 내 인스타는 비공개 계정이니까 그 사람에게는 나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다. 우선 몇 가지의 정보를 주고 내 앞으로 세워진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앗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에서 보고 팔로우 중인데 올리시는 글들이 좋아 디엠까지 보내고 있네요.

저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ㅎㅎ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 안 해요~'


'감사해요^^ 저도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그리고 동문인 것 같더라고요. 저는 영문과 나왔습니다.'


'아 동문이시구나! 반갑습니다.'


내가 동문이라는 말을 전하자 그는 내게 팔로우 리퀘스트를 걸었다. 그 요청을 곧장 수락하며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화려하지 않게 보통의 나의 일상 기록을 담는 계정이기에 아마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졌다.


업무 회의를 다녀온 후 퇴근할 시간이 되어 대화창을 열고 다시 메시지를 보낸다.


'저는 이제 곧 퇴근 후 육아 시작.. 저녁 잘 챙겨드시고 육아 힘내세요.'


그리고 그에게 바로 답장이 왔다.


'아이가 어려 보이더라고요. 유치원 다니고 있죠?'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