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지한이 목은 괜찮아요?
어제 나랑 있을 때 기침을 계속하더라고 ‘
오전 업무 중에 이모님께 메시지가 왔다.
‘아침에는 괜찮았어요.
오늘 어린이집에 말해둘게요 잘 지켜봐 달라고요.
신경 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이모님‘
정신없이 바쁜 업무에 혹시나 잊어버리진 않을까 내 손가락은 바로 어린이집 앱을 찾는다. 서둘러 알림장 메뉴를 누르고 지한이가 어제저녁에 기침을 계속했으니 오늘 일과 중에도 많이 하는지 지켜봐달라고 글을 남긴다. 기침이 만약 심해진다면 하원 후 바로 병원에 가야 할 것이다. 열이 오르지만 않는다면 다행인데 고열이 나고 컨디션이 처지기 시작하면 또 비상사태다.
배우자 없이 혼자 아이를 키워보니 아이가 아플 때나, 양육자인 나 자신이 아플 때 가장 큰 산을 만난다. 둘 중 하나가 아파버리면 모든 루틴이 깨지고 보통의 일상이 망가져 버렸다. 이럴 때면 우리의 뿌리가 항상 강하게 흔들렸다.
가끔은 도저히 연차를 낼 수가 없어 울상인 상태로 회사에 출근했다. 열감기로 추정되는 지한이에게 해열제를 먹이고 어린이집 등원을 시키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말 그대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어린이집 문을 닫고 돌아서며 종종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내 가슴에 되뇌이곤 했다. 동시에 아이를 온전히 안아줄 수 없다는 현실에 목이 바짝 말라갔다. 몸속 염증과 싸우느라 지칠 대로 지친 우리 아가를 선생님 손에 보내놓고 나면 내 그림자마저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한 것처럼 느껴졌다.
다만 오늘은 우리 아가가 아프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한이와 내게 오늘이 그저 무사한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알림장에 글을 남기고 난 뒤 불현듯 어제 발송한 디엠이 생각났다. 디엠을 열어보니 그에게 답장이 와있었다.
‘네 안녕하세요.’
이렇게 우리의 대화창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