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첫째는 과일을 잘 먹지 않는다. 비타민이 풍부하다, 달콤함의 근원이다 등등 여러 말로 설득했지만 통하지 않는다.
설탕의 단맛에 너무 익숙해진 것일까? 또르르ㅠㅠ... 설탕의 단맛은 포기할 수 없지...?
어릴 때 믹스커피 이전의 시절, 커피와 프림, 설탕을 각각 따로 넣어 커피를 타먹던 엄마 곁에서 시원하고 깔끔하게 달콤한 설탕은 세상 1위의 맛이었다. 설탕의 맛을 싫어하는 아이가 있을까? 카페나 베이커리의 음식 안에도 셀 수 없는 설탕이 잔뜩 들어 있을 거다. 우리는 카페와 베이커리를 너무 좋아한다.
"과일 쫌 먹어."
"나 과일 싫어해."
어느새 자기 기호가 생긴 아이는 특정 과일도 아니고 전체 과일류를 싸잡아 싫다고 말한다.
'안돼~!'
건강한 먹거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연의 식품군을 고루 좋아했으면 좋겠다.
싫어하는 음식에 다시 접근하려면 '연출'이 필요하다. 둘째와 외출한 새, 집에 돌아올 첫째에게 빈집에 홀로 머물 시간의 미안함을 접시에 담는다. 참외를 평소보다 훨씬 얇게 썬다. 그리고 포스트잇을 꺼내 장난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