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에는 괴물이 산다.

슬기로운 어린이 생활

by 나비야

아이 엄마의 마음에는 괴물이 산다. 괴물이 '엄마'를 삼킬 때 그는 몸까지 지배한다. 목소리와 말투, 표정은 이미 사회에서 꾸며진 부드러운 모습이 아니다. 아이를 향한 1차원적 대사와 유치한 협박을 뱉어내는 모습이 진정 '나'인가? 정신이 든 후에, 그가 나였음을 믿을 수 없다.

순간의 짜증과 화, 낯선 분노와 유치함, 찌질함들이 마구 뒤섞여 만들어낸 순수결정체는 싸움 한 판을 추진할 충분한 동력이 된다.


둘째의 유치원 등원 길에 한 아이와 엄마의 싸움을 목격했다. 엄마는 차 안에 있고 아이 혼자 유치원으로 걸어간다. 이전에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엄마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아이를 배웅하는 목표를, 아이는 엄마를 차 밖으로 불러내 유치원 바로 입구에서 헤어질 목표를 세웠다.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걸어 들어가던 아이는 갑자기 멈춰 과장된 목소리로 말한다.

"우와~~ 엄마, 여기 와 봐. 진짜 신기한 게 있어! 이게 뭐지?"

"늦었으니까 유치원 얼른 들어가!"

둘 다 포기하지 않는다.

"이거 못 보면 후회할 텐데~"

"응, 후회 안 해. 얼른 들어가!"

둘 사이의 감정이 뾰족해진다.

"그러면 이제 엄마랑 안 논다."

"그래라. 엄마는 더 좋지."

가진 무기가 많지 않은 아이는 유치원을 향해 달리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 욕을 한다.

"엄마, 이 바보야! 바보! 진짜 나빠. 지~~ 이~~ㄴ짜 나빠! 이~~~ 바보야!!" 아이는 폭발하여 울고 결국 엄마는 차에서 내린다. 두 사람 다 기분 좋게 헤어지려던 자신의 그림을 완성하지 못했다. 슬프게도 아이 마음에 담긴 서운함과 불같은 화에 비해 말은 너무 순수해 보여 그 장면은 하루 내내 남아있었다.

내가 바보 엄마가 될지도 모른 채 아이들에게 목격담을 들려주며 함께 웃었다.


아이와 대화에서 날카로운 감정들을 불러오는 대부분의 사건은 TV 시청에 대한 실랑이, 양말을 세탁기에 넣는 일, 간식 등 어떤 선택을 하던 삶에 큰 영향이 없는 사소한 일이다. 무슨 일로 화가 시작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분노가 아이와 나를 감쌌다. 우리는 서로를 향해 100퍼센트의 진한 화가 담긴 눈빛과 성난 말을 쏘아댔다. 마주하며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눈을 바라보며 '다다다다다다' 서로 급하게 독설을 쏜다. 할 말이 똑 떨어진 아이는 그것을 숨기기 위해 방문을 쾅 닫으며 들어갔고, 나는 찌질한 기분으로 거실에 남았다. 둘 다 화를 삭일 시간이 필요했다. 공간이 분리되자 화는 잦아들었다. 그리고 다시 만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일상이다.


다음 날, 청소기를 밀다 칠판에 쓰인 글을 발견한다. 아이는 화를 삭이며 최대의 감정을 눌러 어린이 수준의 최고 욕을 글로 남겼다. 화를 담은 아이의 글자는 오늘 평온한 엄마를 만나 풉~하고 웃음을 만든다.

"어제 엄청 화났나 봐? 엄마를 거꾸로 매달아 뒀던데?"

(^@^)"봤어?"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바로 알아차리는 걸로 보아 내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나 보다. 아이는 웃으며 방으로 달려 들어간다. 나도 함께 웃는다.


다음날 청소기를 돌리며 다시 아이방에 들어간다. 아이의 글자는 슬기롭게 말을 건넨다.

엄마 좋아 사랑해
^♡^
시또가 건넨 보석과 예쁜 색깔 반짝이 종이. 그리고 그 뒤의 흔적..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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