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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입양 홍보 캠페인 취재 후기

by 송주

지난 26일 울산 대공원 동문 광장에서 유기견 입양 홍보 캠페인이 열렸다. 올해 6월 15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이 행사는 유기견 입양 홍보를 통해 유기견에 대한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생명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성숙한 반려 문화가 자리 잡힐 수 있게 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나는 6년 전부터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는 내 반려견과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다양한 관련 부스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건 입양 대기 중인 어린 반려견들이 있는 부스였다. 철장 속에 작은 강아지들이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그 외 대구 보건대 장보윤 전임 교수님의 반려견 건강 검진 부스와 반려견 마사지 부스 등 다양한 체험 부스가 설치되어 있있다.

행사를 주관 한 울산광역시 반려동물문화센터 성기창 센터장과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 보는 시간을 가졌다.

울산 반려동물문화센터 성기창 센터장은 반려 동물 문화 정착과 유기 동물 입양을 주도 하시는 지역 내 유명 인사 ,동물들을 사랑 하는 따뜻한 수의사로 알려지신 분이다.

- 이 행사의 취지가 어떻게 되나요?

"반려견과 유기견 문제를 행정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반려동물문화센터가 주도적으로 중심에 서서 입양률을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입니다. 홍보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책임 의식 없이 무분별하게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사실 반려 동물은 사람의 보살핌 없이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다양한 홍보를 통해 올바른 반려 동물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우리 반려 동물 문화 센터가 중심에 서겠다는 취지로 이런 행사를 마련하였습니다.'"

- 성기창 센터장님께서는 지역 내 유명한 수의사 및 교수님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반려동물 문화센터장이 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울산을 반려 동물 문화의 메카로 만들고 반려견 문화 정착의 사회적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고자 이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전부터 직업적 봉사 활동을 많이 해 왔고 이 일이 좀 더 가치 있다고 여겨집니다. 저는 지금 매우 즐겁습니다."

-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 추세인데 유기견 발생 비율 역시 계속 증가 추세인가요?

"반려견 분양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고 가정 분양이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또 반려견 등록제와 많은 교육 등으로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 대비 유기견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비율이 절대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 여겨집니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우리 울산이 2020년도에 반려 동물 친화도시로 선포되었고 2023년도에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가 되었습니다. 울산이 반려견 문화를 선도해 나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에 유기동물 문제가 줄어들지 않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끝없는 교육으로 가랑비에 옷 젖듯 성숙한 반려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강아지를 키워 보신 분들이라면 강아지가 주는 정서적 행복감을 다 아실 겁니다. 충분히 사람과 교감하며 전 생애를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또 사람들이 품종견만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기견들 중 많은 견종이 믹스견입니다. 믹스견들이 어찌 보면 더 똑똑한 면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교육을 잘 시키면 충분히 가정견으로 잘 살 수 있습니다. 좀 더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성기창 센터장님의 동물 사랑은 지역 내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다 알 정도로 유명하다. 안정된 수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반려동물과 유기견을 위한 올바른 문화를 선도하는 성기창 센터장님의 모습에서 생명을 존중하고 책임 있는 반려견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때마침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울타리 안의 강아지 한 마리가 주인을 만났다. 입양을 가게 되는 강아지는 즉시 건강 검진 부스로 보내져 장보윤 선생님에게 건강 체크를 받는다. 또 초보 견주에게 이갈이, 접종, 목욕 등 어린 반려견을 키우기 위해 알아야 할 부분을 알려 준다.

부스 외에 반려 동물 OX 등의 길거리 행사도 마련되어 있었다. 생후 2개월 이상의 강아지는 의무로 동물 등록을 해야 한다. 정답은 "O"였다. 내가 6년 전 반려견을 데리고 올 때만 해도 3개월 이상의 강아지에 동물 등록 의무가 있었는데 지금은 2개월로 낮아졌다.

나는 반려견을 위한 마사지를 간단히 배운 후 다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강아지들이 있는 울타리 앞에 섰다. 그리고 직원 분께 물었다.

- 오늘 입양이 안 되면 얘네들은 어디로 가나요?"

"다시 유기견 센터로 가 새로운 주인을 기다려야죠."

그 어떤 말 보다 마음이 아팠다. 작은 생명이 따뜻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입양은 충동이 아닌 생명을 지키는 약속

나는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한 뒤 이 작은 존재가 주는 행복에 만취해 사는 중이다. 그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내 삶이 더 단단해졌다. 이런 변화는 자연스럽게 유기견 문제를 바라보는 내 시선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전에는 안타까운 마음만 있었지만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번 행사를 통해 유기견에 대한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시에 입양이 단순한 충동이 아닌 평생의 약속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족을 기다리는 꼬물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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