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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Dec 14. 2023

삶의 흐름

삶은 쉼 없이 변하고 떠나간다

인생은 산골짜기를 흐르는 물과 같다. 맑은 물이 깊은 산속 중턱의 옹달샘에서 솟아나 삶을 시작하고, 그 물은 천진난만하다. 옹달샘의 많은 물은 함께 살기에 집이 좁아 넘치고, 산골짜기 물이 되어 쫄쫄거리고, 역경을 이기며 흘러간다. 장애물을 만나면 먼 길을 돌아가고 이 골짜기, 저 골짜기를 지나 낭떠러지를 만나면 함께 아우성치며 손을 꼭 잡고 뛰어내린다. 자기만의 사연을 안고 그렇게 성장하고 경쟁하며 큰 무리가 다. 그 물은 동료들이 가는 방향으로만 갈 수 있다. 강물이 되어 흐르는 강은 많지만, 자신의 물길은 하나밖에 없다. 그 강물이 마음껏 흘러 바다에 이르는 순간, 존재감이 사라진다. 지난날의 모습을 잃고 추억만 남기며 짠맛 나는 바닷물이 다. 함께 흐르던 동료들은 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저 멀리 수평선만 보인다.    

  

젊은이가 걷는 길은 노인이 걸어온 길이고, 노인의 모습은 젊은이들의 미래 모습이다. 삶은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낯설고 새로운 길을 가도 사람의 종착역은 같다. 세상사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우리는 출생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간다. 자식들이 성장하고, 자신은 늙고 볼품없는 모습이 되는 것이 늙음이다. 어느 날 갑자기 훌쩍 떠날 때 돈도 명예도 사랑도 가져갈 수 없는 빈손이 된다. 죽음은 겸손을 가르쳐주는 인생의 스승이다. 천천히 걸어도 빨리 달려도 우리에게 주어진 세상은 하나다. 어떤 이는 조금 살다가, 어떤 이는 오래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난다. 인생은 봄이 있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지나는가 하면 겨울이 온다. 이것이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 순간이 찾아와도 별은 여전히 반짝이고 새벽은 밝아 오고 슬픔도 함께 온다. 모든 사물은 영원한 것이 없고, 쉼 없이 변하고 떠나간다.      


사람은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거나, 현실에 불만족을 느끼거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에 삶이 허전해진다. 이러한 허전함은 상실감을 준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우리 주변에 있는 새로운 관심사나 취미에 취하면, 자존감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과 책임감을 느끼고 그 일을 통해 자신이 성장하면 허전함도 작아진다.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면, 자신의 삶에 의미가 생기고, 자신의 가치를 느끼며, 흡족한 세상이 보인다. 사람은 사는 방법이 서로 달라도 사람의 길을 걷는다. 사람이 걷는 길은 처음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지나간 발자국을 따라 흐른다. 그러나 인생길을 걷다가 뒤돌아보면, 바다에 이른 강물처럼 수평선만 보이고, 흐름의 모습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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