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거나, 현실에 불만족을 느끼거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 삶이 허전해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주변의 새로운 관심사나 취미에 몰두하면 자존감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과 책임감을 느끼고, 그 일을 통해 성장하면 허전함도 작아진다.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면, 자신의 삶에 의미가 생기고, 자신의 가치를 느끼며, 흡족한 세상이 보인다. 사람은 사는 방법이 달라도 결국 같은 길을 걷는다. 사람이 걷는 길은 처음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 만들어진다.
인간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목적지를 선택하고, 자신만의 최적의 경로를 찾아간다. 나이가 들면, 자신만의 내비게이션에 의해 특정 방향에 한정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가능성을 놓치거나 새로운 경험을 거부하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자신만의 내비게이션은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완벽하지 않다.
젊은이가 걷는 길은 노인이 걸어온 길이고, 노인의 모습은 젊은이들의 미래 모습이다. 삶은 물이 흐르는 것처럼 낯설고 새로운 길을 가도 종착역은 같다. 세상사는 시작과 끝이 있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향해 간다. 어른이 되고, 늙어가는 과정이 곧 늙음이다. 어느 날 갑자기 훌쩍 떠날 때, 돈도 명예도 사랑도 가져갈 수 없는 빈손이 된다. 죽음은 겸손을 가르치는 인생의 스승이다. 천천히 걸어도, 빨리 달려도 우리에게 주어진 세상은 하나다. 어떤 이는 조금 살다가 떠나고, 어떤 이는 오래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난다. 인생에는 봄이 있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지나가면 겨울이 온다. 이것이 우리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 순간이 찾아와도 별은 여전히 반짝이고, 새벽은 밝아오며, 슬픔도 함께 온다. 모든 사물은 영원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며 떠나간다.
삶은 산골짜기를 흐르는 물과 같다. 그 물은 깊은 산속 중턱의 옹달샘에서 솟아나 삶을 시작한다. 그 물은 티가 섞이지 않고 깨끗하다. 그 물은 함께 살기에는 공간이 좁아 넘치고, 산골짜기 물이 되어 쫄쫄거리며, 역경을 이기며 흘러간다. 장애물을 만나면 먼 길을 돌아가고, 이 골짜기 저 골짜기를 지나 낭떠러지를 만나면 함께 아우성치며 손을 꼭 잡고 뛰어내린다. 자기만의 사연을 안고 그렇게 성장하고 경쟁하며 큰 무리에 합류한다. 그 물은 동료들이 가는 방향으로만 갈 수 있다. 강물이 되어 흐르는 강은 많지만, 자신의 물길은 하나뿐이다. 그 강물이 마음껏 흘러 바다에 이르는 순간, 존재감은 사라진다. 지난날의 모습을 잃고, 추억만 남기며 짠맛 나는 바닷물이 된다. 함께 흐르던 동료들은 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저 멀리 수평선만 보인다. 마음속 깊은 곳의 그리움이 파도가 되어 밀려온다. 저무는 태양에 추억이 애타게 번지며 수평선 너머에 노을만 보이고, 소금기가 섞인 바닷물이 입술에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