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 뷔페 - 클래스패스

꾸준히 다니던 헬스장을 코로나를 계기로 중단한 후, 집에서 요가하고 바깥에서 걷는 정도만 하다 2022년 어쩌다보니 운동을 전혀 하지 않게 됐다. 집을 구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한 마음이 몸을 지배하게 내버려 두었다. 

2023년, 정신 차려보니 너무 청바지가 불편해 런던에 온지 3년 만에 체중계를 주문해 재보니 역시, 고3 이후 구경해보지 못한 뒷자리다. 안 그래도 회색빛 하늘만 보이는 런던의 겨울,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만도 상당한 의지가 필요한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포기하지 않고 광고 이메일을 보내던 클래스패스(ClassPass) 한 달 무료 체험을 신청했다.

클래스패스 한 달 체험

클래스패스는 뉴욕에 본사를 둔 '운동 구독 서비스'로 월정액을 내면 클래스패스 프로그램이 있는 전 세계 2,500여개 도시에서 원하는 헬스장이나 스튜디오에서 레슨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운동을 하고 싶거나 출장이 잦아 한 곳에 회원 등록을 하기 어려운 생활 패턴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용한 모델이다. 나는 새로운 동네에서 마음에 드는 헬스장/스튜디오를 찾는 용도로 사용했다. 

한 달 무료 체험을 하면 50크레딧을 주는데 마침 모든 클래스를 50% 할인하는 행사를 해서 생각보다 많은 수업을 들어볼 수 있었다. 들어보고 마음에 드는 수업을 꾸준히 들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노팅힐, 켄싱턴 등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 위주로 골랐고 이런 기회가 아니라면 절대 해볼 생각이 없는 폴댄스 같은 수업도 들어봤다(다시 갈 일은 없을 듯).

내가 관심이 없어서 몰랐을 수 있지만 Barre, TRX 등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 많았다. Barre(바르)는 무용 스튜디오에서 볼 수 있는 수평봉을 말하는데, 발레 등에서 쓰이는 동작을 활용한 운동이다. TRX는 Total Body Resistance Exercise(전신 저항 운동)의 줄임말로 손잡이 달린 끈을 천장에 설치해 체중을 이용한 운동이다. 둘 다 의지할 봉이나 줄이 있어 훨씬 수월하게 스트레칭이나 저항운동을 할 수 있다.

클래스패스 월정액

이용 횟수에 따라 다양한 월정액 제도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런던에서 사용가능한 플랜은 위와 같다. 클래스패스는 여러 스튜디오를 돌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게 강점인 만큼, 한 곳을 꾸준히 다닌다면 그곳에 회원 등록을 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 

나는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Form Studio에 등록해서 PUREcore나 Aerial Yoga를 하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야 하지만 킹스크로스 The Fore가 시설도 좋고 TRX와 요가를 접목한 Noga 수업이 좋았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볼까 생각하고 있다. 봄을 맞아 몸도 좀 깨울 필요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