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 에너지원은 커피
올해 들어 식단이 엉망이 됐다.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지 않고 국물 요리도 많이 찾지 않아 나름 건강한 입맛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해 왔는데 요즘 나의 주식은 빵과 커피다. 점심은 마지못해 먹기 간편한 면 요리를 간단히 먹고 저녁은 와인을 마시기 위한 안주 정도.
이래도 되나 싶은 죄책감이 들지만 식사 시간이 되면 이내 입맛 없음과 귀찮음에 압도 당해 대충 떼우고 만다. 오래 살겠다는 목표를 놓고 나니 조금 마음이 편해진 것도 있다.
얼마 전 좋아하는 카페에서 플랫화이트와 바나나 브레드를 먹고 집으로 걸어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서 "커피를 줄이셔야/끊으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들어도 난 커피를 마시고 빨리 죽는 걸 택하겠구나.
원래도 신장/방광 쪽이 약한데 커피가 내 몸에 좋을 리 없으니까. 하지만 이 재미없는 인생에 그나마 잠깐의 행복을 주는 커피를 놓을 순 없겠다 싶었다.
나의 주 에너지원은 각종 빵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일 테지만 정신력의 주 에너지원은 커피다.
마시고 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