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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끼 Jun 27. 2022

런던에서 내집 마련하기 III

집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할 점

지금까지 영국에서 집을 살 때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개념을 익혔으니 이제 실전이다! 여기에선 집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하는 점을 짚어보고 다음 편에서 2022년 1월부터 5개월간 이어진 나의 삽질을 풀어보련다.


예산

아무래도 예산을 잡는 게 우선. 모아둔 돈이 얼마인지,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예산에 따라 검색을 시작한다. 부동산 사이트가 다양해서 이거저거 보다가 UI가 불편한 사이트를 제외하고 결국 라이트무브(www.rightmove.co.uk) 하나만 이용했다. 대부분 매물이 모든 사이트에 다 올라온다. 사이트에서 가격 범위를 정해서 검색하면 된다.



동네

런던은 버로우(구)로 나뉘어 있고 센트럴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크게 구분한다 (출처 미상, 템즈강은 직접 그림)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런던도 동네에 따라 특색이 있다. 지나친 일반화일 수 있으나 거칠게 말하면 서쪽이 부자 동네, 동쪽이 가난한 동네다. 북쪽이 교육 수준이 높으며 남쪽은 예전부터 우범지대로 여겼다. 서울로 치면 남북과 동서를 뒤집어 생각하면 된다. 비유를 하자면, 8번 해크니(Hackney)는 연남동, 27번 캠든(Camden)은 홍대, 29번 웨스트민스터(City of Westminster)가 종로구, 30번 켄싱턴&첼시(Kensington & Chelsea)가 신사동, 33번 서더크(Southwark)가 동대문... 딱 들어맞진 않지만 이 정도의 느낌이다. 도시 개발이 이어지자 이스트 런던이 힙한 동네로 뜨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고 템즈강 이남 지역에 고층 아파트가 빠르게 지어지며 많이 안전해졌지만 지역적인 이미지와 편견은 여전하다. 


재택근무를 했던 2021년에는 햄프스테드 쪽에 살았고(27번) 올해는 출근할 요량으로 사무실에 걸어갈 수 있는 이슬링턴(28번)과 해크니(8번) 쪽으로 알아봤다.



연식

30년만 지나도 재건축 대상이 되는 한국에서는 크게 고려사항이 아니지만 몇백 년된 집들이 즐비한 영국에서는 집의 연식도 고려 대상이다. 영국에서는 30년까지는 신축(new build)으로 분류된다. 새 집을 선호하는 우리와 달리 영국 사람들은 예전 집들이 오히려 튼튼하게 지어졌고 세월이 그걸 증명한다며 빅토리아 시대 지어진 수백 년 된 집들이 오히려 비싼 경우가 많다. 대신 살기 불편하지 않게 내부는 현대적으로 싹 수리한다. 오래된 집을 사서 고급스럽게 수리를 한 후 더 비싸게 되파는 사람들도 있다. 


오래된 집은 어떤 문제가 생길지 두렵고, 아파트 아닌 주택의 경우 택배를 받는 게 골치 아플 수 있어(여긴 사람이 없으면 택배를 그냥 도로 가져가 버리는 업체가 많다) 나는 신축을 위주로 봤다.



내부

내부 구조와 크기, 발코니가 있는지, 창이 어느 방향으로 나있는지, 욕조가 있는지 등 그밖에 살펴봐야 할 것들이 수두룩하다. 영국 사람들은 주방이 별도의 방으로 분리된 구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신 우리처럼 남향을 크게 따지지는 않는다. 나는 햇빛이 중요해 1층(ground floor)이나 지하층(lower ground floor)은 아예 배제했다. 난방과 온수 시스템이 어떤지도 꼭 확인해야 한다. 아직도 세면대 수도꼭지가 온수 냉수 따로 되어 있는 집이 많아 그런 집은 사진을 보고 걸렀다. 


기본적인 조건이 맞는 집을 발견하고 나면 이제 부동산에 연락해 집을 보러간다. 여러 집을 보고 세 군데에 오퍼를 넣어 진행했던 경험은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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