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왜 안가
늘어져있는 느낌이 좋아 이불속에서 뭉그적거리고 있던 주말 오전, 막 자다 일어난 모습의 엄마가 방으로 들어왔다. 자유로운 머리칼이 말해준다. 방금 깨어났음을. "이것 좀 이모들한테 보내줘"
평화를 깬 엄마가 미웠지만 티 내지 않고 요구사항을 해결했고 '됐지?' 란 표정으로 쳐다봤더니 다시 폰을 만지작 거린다. "뭐 더 할거 있어?" "응, 기다려봐 이것도 할머니 자녀분한테 보내드려야 해"
그렇게 마지막 문자까지 보내준 후 다시 누웠다.
다시 늘어지려는데 "할머니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란 말과 함께 등 뒤에 누워 내 몸에 팔다리를 얹곤 꼼지락 거린다. 웃으며 그 발을 내 발로 스윽 밀었더니 "왜 엄마를 발로 차아~~~" 라며 귀여운 말투로 묻는다. 그 억양이 귀여워 웃었더니 그녀도 웃는다. 그렇게 한참을 머물다 그녀는 온기를 남기고 방으로 돌아갔다.
내가 발로 엄마의 발을 민 이유는 딱 하나. 그녀의 반응이 '귀여워서'이다.
엄만 귀여운 할머니가 될 거야. 음 좀 고집 있는 귀여운 할머니?
난 그런 할머니를 사랑할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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