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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Dec 12. 2023

온기

20대를 돌아보면 외로움을 많이 탔다. 사랑이 제일 중요했고 연애만이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친구들보단 남자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소중했다. 회사에 있는 시간 외엔 온통 연인과의 시간으로 하루를 물들였다.      


결혼 후의 삶에 사랑은 없었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늘 외로웠다. 부부란 그런 게 아닌가. 사랑의 감정보단 친구 같은 관계에 더 가까운 사이. 고개를 돌려 이제야 친구를 찾아도 남은 이는 없었고 외로움을 채울 방법이 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헛헛한 하루가 많다.     


지금 생각하면 나에게 필요한 건 사람이 온기가 아닐까 싶다. 20대에 사랑을 갈구하던 나에게도 온기가 제일 필요했던 거 같다. 사람의 온기를 찾아 여전히 나는 방황 중이다.     


오늘 낮, 느닷없이 내 방에서 잠들기가 싫었다. 남편 방으로 가서 포근한 이불을 덮으며 누워보았다. 침구류에서 남편의 체취가 났다. 코를 킁킁거려 보았다. 평상시엔 좋게 느껴지지 않던 그 냄새가 오늘은 왠지 좋았다. 사람의 온기가 느껴졌다. 푸근한 기분에 잠들 수 있었다. 사람의 온기란 이렇게 전해질 수 있구나. 사람이 그립다.


Image by 5688709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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