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에서 몇 권의 책을 데려왔다. 그중 하나인 양창순 작가의 심리 에세이. 심리 서적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매번 하지만 책이란 게 읽던 느낌의 책만 계속해서 읽게 되어 소설도 심리 관련 서적도 여전히 읽지 못하고 있다. 아쉬운 마음에 심리 에세이를 골랐다. 우선 제목이 나를 끌어당겼다. 원고를 쓰면서 느꼈던 감정이었다. 내가 누구인지 알리는 것을 왜 우리는 두려워할까? 궁금했고 글을 쓰며 그 궁금증은 풀리고 있다.
· 세상살이에서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느끼는 것만이 백 퍼센트 옳다고 여기는 것이다. 나도 틀린 부분이 있고 상대방도 옳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한다면 그때부터 인간관계는 새롭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는 아침에 누구와 눈을 뜨는가. 바로 나 자신이다. 나의 꿈과 소망을 이루는 것은 누구인가. 나 자신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똑바로 인식하고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도 바로 나 자신이다.
· 처음에는 자기의 무력감에 가슴 아프고 괴롭더라도 마음속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자기를 알아가는 첫 과정이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나는 나 자신만 옳다고 믿었다. 내 생각, 가치관, 나의 말들만이 옳았다. 그러한 성격 탓에 타인의 말을 듣는 게 어려웠다. 사고의 유연성이 없었던 게 아닐까. 그런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사고의 유연함을 느낀다. 맞고 틀리다는 없다. 우리는 그저 모두 다를 뿐이다.
우리는 아침에 누구와 눈을 뜨는가? 나 자신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눈을 감을 때까지 함께 하는 자신과 우린 모든 걸 함께 해 나간다. 결국 자신의 하루에 인생에 주인공은 자신이며 영원한 주인은 오로지 나 자신밖에 될 수 없다.
수많은 책에는 이러한 구절이 자주 등장한다. 마음속의 문제를 제대로 직면해야 자신을 알아갈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제대로 직면한다는 게 무엇인지 그땐 알지 못했다. 글을 쓰며 내 과거와 아픔들을 밖으로 드러내고 나니 아픔엔 딱지가 생겼고 새살이 돋아나고 있다. 진심으로 나의 과거를 보내줄 수 있었다.
이제 진짜 안녕이라고…. 후회도 많았고 원망도 했고 자신을 자책도 했던 그 모든 날을 보내주었다. 그다음 날 눈을 떠보니 나는 어제와는 다른 내가 되어 있었다. 원고를 쓰면서 나의 병명을 밝히고 나를 드러내는 행위가 절대 두려운 게 아니라는 사실에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고 드러내기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오로지 당신만이 지금 살아가는 인생에 주인공이라고, 절대 움츠러들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