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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서 Apr 24. 2022

회사 가기 싫은 만큼 하고 싶은 게 많아졌다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아졌다.


프로가 종영하면 운전연수도 받고 싶고. 휴대폰은 돈 주고 사는 거 아니라며 선택한 삼성 페이를 지원하지 않는 보급형 삼성 핸드폰과도 작별을 고하고 싶어졌다.


대학교 1학년 때 중고로 구입한 이제는 노랗게 바래져 스티커로 가리고 다니는 노트북도 바꾸고 싶고. 바다에 가서 서핑도 해보고 싶다.


상황이 힘들수록 몸이 힘들수록 하고 싶은 게 많아지는 내가 우스웠다. 예전에는 마냥 죽고 싶었는데 이제는 프로만 종영하면 세상을 다 갖은 사람 마냥 행복할 것 같아하는 날 보니 나는 정말 단순한 사람인 것 같다.


손 데인 것에 정신이 팔려 몸 안에서 자라고 있는 암 덩어리를 느끼지 못하는 것 마냥.


그렇다고 내가 살고 싶어진 것은 아니다.


프로만 끝나면

프로만 끝나면


요새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에 잠긴다. 프로가 끝나면 달라지는 게 있나?


작가를 계속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싸구려 노동력 취급을 당할 텐데.


작가를 안 한다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냥 자고 일어나면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다시 달력에 표시한 종영 날짜를 보며 마음을 다 잡고 완주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토닥인다. 다른 사람들처럼 불안함과 두려움을 애써 짓누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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