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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30. 2024
뇌의 주인은 바로 나!
고3의 뇌
1990년대 수험생들에게 새로운 문물이 소개되었는데 바로 엠씨스퀘어였다. 잘 때 쓰고 자거나 공부할 때, 휴식을 취할 때 쓰면 집중력도 향상되고 공부를 잘하게 된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50만 원 정도의 가격이었으니 실제 구입한 사람은 많지는 않았다. 대신 누가 그거 쓴다더라라는 소문만 무성했다. '내가 공부를 못하는 건 엠씨스퀘어가 없어서야' 라며 핑계대기도 좋은 시절이었다.
엠씨스퀘어라는 이름은 아인슈타인의 그 유명한 E=mc² 식의 '우측변'을 가리키고 스퀘어(square)는 제곱을 가리킨다. 회사 측의 주장은 기기에서 방출하는 빛과 소리를 이용, 뇌의 상태를 조절해 잠을 자기 좋거나 공부를 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준다는 것이었다. 뇌파 종류 중 편안히 휴식을 취하는 상태의 뇌파가 세타파이고, 깊이 집중하는 상태의 뇌파가 알파파다. 빛과 소리의 형태로 세타파와 같은 자극을 주어 뇌의 깊은 휴식을 유도하고, 휴식을 취하고 난 뒤에는 알파파와 같은 자극을 주어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다. 정말 이게 집중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주냐는 논란은 이 제품이 출시된 이래로 계속 나오고 있는데 100% 효과가 있다거나 없다고 단정하기는 힘들고 개인차가 심한 것 같다고 한다.
뇌파는 내게 늘 궁금증을 자아낸다. 알파파와 집중력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고 싶었다. 여전히 실험 중이긴 하다. 워낙에 개인차가 크고 상황 변수가 많긴 하지만 고등학생 여럿이 비슷한 패턴을 보여 소개하고자 한다.
<지고삼님의 고1 때 뇌파검사 결과>
Alpha Peak 9.23Hz로 인지기능의 활성화도 양호하고 Alpha 비율 9.1%로 정상수치, 집중력 보통, 좌뇌가 우뇌에 비해 활성화되고 있는 상태로 나왔다. 대체적으로 문안한 결과였다.
<지고삼님의 고2 때 뇌파검사 결과>
고등학생이라 중학생 때보다 공부를 많이 해서일까 Alpha Peak가 9.23Hz->10.02Hz로 높아졌다. 인지기능활성화가 높아져서 집중력도 좋아지기를 기대해보았지만 집중력에는 아쉽게도 차이가 없었다. 그 이유가 Alpha 비율의 감소(9.1%->5.9%)에 있는 건 아닌가 궁금했다. 공자님도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즐겁게 공부하고, 공부하면 즐거워질 수 있다고. 지고삼님은 공부하는 시간은 늘었는데 즐겁게 공부한 것 같지는 않았다. 공부에 매달려있는데 집중력이 향상되지 않으니 학습효과가 맘에 차지 않았고 왠지 공부가 체질이 아닌 것 같아 점점 치쳐가고 학습동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대입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고 마라톤이건만... 이러다 무기력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다.
<지고삼님의 고3 때 뇌파검사 결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