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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Jul 13. 2022

당신만 모르는 가짜 독립

안나 결말에 대한 다양한 해석

안나가 6회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안나 결말을 두고 여러 가지 평가가 많다.

극의 긴장감이 떨어져서 실망스러웠다,

처벌받지 않은 안나의 모습이 현실감이 떨어진다,

남편에게 이용당한 안나가 오히려 불쌍하다 등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결말은 작가, 연출은 감독의 몫이니

나는 안나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근본에 집중했다.


학창 시절 밝고 자신감 넘쳤던 안나는 한 순간의 실수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가난한 형편에 가족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안나,

부모님은 힘든 내색 없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지원해주셨지만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부모님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알아서 해결해야 했던

책임감은 그녀를 잘못된 선택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자신의 성공이 곧 부모님의 성공이었고,

자신의 실패가 부모님의 실패라 여겼기 때문이다.

안나 마지막 회쯤 자신의 수행비서에게 안나가 말한다.


자기도 부모님께 주눅 들지 마요.
독립은 부모의 실망에
죄책감 갖지 않는 것부터가 시작이에요.
난 그게 제일 후회돼.


양육의 근본적인 목표는 자식의 독립이다.

독립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주체적인 삶을 의미한다.

성인이 되어 나이가 주는 1차적 독립을 뒤따라

서서히 경제적으로도 부모의 품을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심리적인 독립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자라던 시대에는 심리적 독립까지 어루만지기에는 먹고사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때였다.

아이의 경제적 독립만 지원해주면 최선이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부모님은 그것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다.


안나 공식영상


안나의 부모님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애를 가진 엄마와 세탁소를 운영하며 아내와 딸을 케어하는 아빠는 마지막까지 안나에게 헌신적이었다.

하지만 안나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삶을 자신의 것처럼 사는 선택을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보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안나는 나와 부모님을 분리하는 것을 하지 못했다.


타인의 인생을 자신의 것처럼 살면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 보고 살아온 부모님에게까지 거짓말로 일관한다.

결국은 부모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다.

삶에서 중요한 모든 순간을 놓치고 말았다.​



안나는 자신이 망가질 때쯤 되어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부모님의 실망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그 순간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조비서 : 미약하지만
신의를 지키고 싶습니다.

​안나 : 신의...
난 한 번도 그런 걸 해 본 적이 없는데.



안나는 자신에게 마지막까지 신의를 지키겠다는 조비서에게 자신은 살아오며 신의를 한 번도 지켜본 적이 없다 말한다.

안나가 말한 신의는 가족, 친구 같은 타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어쩌면 가장 솔직했어야 할 자신에게 조차

솔직하지 못했고 신의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싶다.​​




어떤 상황에서도 거짓말은 용납할 수가 없다.

안나 결말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독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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