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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원 Dec 31. 2020

상실한 사랑에 대하여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오버 더 문>


여러분은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사랑의 대상을 상실하는 경험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대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영원히 사랑할 것 같았던 대상을 상실한다는 건 세대를 불문하고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공허하고도 슬픈 일이죠.

여기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소녀 페이페이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나간 엄마의 추억과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로켓을 만들고 달까지 가겠다는 무모하고도 똑똑한 이 소녀. 페이페이는 어떻게 상실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Over the Moon (2020)
감독: Glen Keane, John Kahrs
각본: Audrey Wells, Jennifer Yee McDevitt
출연: Cathy Ang, Phillipa Soo, Ken Jeong
장르: 애니메이션, 가족, 모험

더 보기: Over the Moon (2020) - IMDb



<Over the Moon> ©Netflix

중국이 배경인 이 영화는, 주인공 '페이페이' 의 가족 이야기입니다. 이 가족은 가문이 이어온 월병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달이 뜨는 밤이면 뒷뜰에 앉아 전설 속 항아 의 사랑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는 평범하고 사랑스러운 가족이죠.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았던 이 가족. 페이페이가 월병을 잘 만들게 될 무렵, 엄마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페이페이는 어릴 적 엄마가 들려주던 달의 여신 '항아'의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자니다.

  "아주 멀고 먼 옛날에, 아름다운 '항아'와 아주 멋진 남자 '후예'는 사랑을 했대.
그녀가 불로 선약을 먹은 후, 모든 게 달라졌지. 항아는 하늘로 떠나 버렸어.
달 너머에서 사랑하는 후예가 다시 오길 기다려, 영원히..."


<Over the Moon> ©Netflix

엄마가 돌아가  4년 후, 씩하게 성장한 페이페이는 가게를 도우면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로, 특히 과학에 출난 재능을 보입니다.

중추절을 맞아 월병 배달을 다녀온 페이페이는 아빠의 새로운 여자친구와 그녀의 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존재만으로도 낯선 그녀는, 돌아가신 엄마가 만든 레시피와 다른 재료로 월병을 만들자 제안합니다. 게다가 그녀의 아들 '친' 초능력을 가졌다는 둥, 이상한 행동과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고뭉치인데요. 이 상황이 불편한 페이페이는 아빠에게 투덜대지만, 어쩐지 아빠조차도 낯선 반응 보입니다.


<Over the Moon> ©Netflix

중추절 가족 식사 시간. 오랜만에 찾아온 친척들도 함께하고, 즐거워야 할 식사시간이 페이페이는 복잡하기만 합니다. 아빠의 새 여자친구와 아들 친도 참석했기 때문인데요. 식사 중 나온 항아 이야기. 가족들은 저마다의 해석으로 항아의 이야기를 대변하면서도, 어찌 됐건 항아는 전설 속 인물일 뿐이라고 일축합니다. 항아가 달에 실존할 것이라 믿어 왔던 페이페이는 가족들과의 대화에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고, 가족들은 놀랍니다. 다른 사람들은 믿지 않더라도, 아빠만은 믿는 거지? 묻는 페이페이. 참석한 새 여자친구와 그녀의 아들을 의식해서인지, 아빠마저도 페이페이를 외면하게 됩니다. 실망감에 사로잡힌 페이페이는 식사 자리를 쳐나갑니다.


친: 우리 엄마랑, 너희 아빠랑, 우리. 곧 가족이 될 거래!  
<Over the Moon> ©Netflix

아빠의 여자친구가 새엄마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게된 페이페이는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아빠도 한 때는 항아의 영원한 사랑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믿었었는데. 갑자기 변해버린 아빠에게 항아의 존재를 증명할 수만 있다면, 그녀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 그럼 아빠도 다시 떠난 엄마가 기억날텐데. 페이페이는 엄마의 스카프를 안고 슬픔에 빠집니다.

 ".. 엄마, 왜 이렇게 되어버렸죠?
엄마가 얘기해 준 항아 기억나요? 후예를 하늘에서 기다리고 있죠
그런데 아빠는 엄마를 기다리지 않네요
항아를 내가 보여준다면
기억해 주겠죠.."  
- 페이페이의 노래 <Rocket to the Moon> 중



항아가 진짜로 존재한단 걸 알게 된다면,
아빠도 하늘의 엄마를 기억하게 될거야


<Over the Moon> ©Netflix

페이페이는 달로 갈 로켓을 만들기로 결심하곤 로켓 만들기에 밤낮으로 매진합니다. 여러 개의 로켓 모형들을 시험 발사해보지만, 추진력을 받을 수 있는 발사대가 없어서인지 얼마 올라가지 못하고 자꾸만 추락하게 되는데요. 고민을 거듭하던 순간, 월병 배달 중 보았던 자부상열차를 떠올리게 된 페이페이. 늦은 밤 자기부상열차 철로에 몰래 찾아가 로켓을 가져가 완성하곤, 철로의 추진력을 얻어 달을 향 행에 드디어 성공하게 됩니다.


<Over the Moon> ©Netflix

성공적인 발사 후, 안정적으로 고도를 높여가던 로켓은 상공에 다다르자 갑자기 고장나 추락하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다급히 소리지르며 나타난 친. 어? 네가 여기서 왜 나와? 네 무게까지 계산해서 만들지 않았다고! 당황한 페이페이와 친이 다투는 와중에도 계속 추락하는 로켓. 우린 이대로 정말 죽는 걸까 싶었는데, 저 멀리서 비춰오는 달빛을 따라, 추락하던 로켓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설화 속에서만 들었던 달 사자들이 페이페이와 친이 탄 로켓을 데려갑니다. 


<Over the Moon> ©Netflix

달빛을 따라 달 사자들과 함께 도한 곳은, 달의 왕국 <루나리아>. 모든 것이 빛나는 이 곳에서, 페이페이는 고대하던 항아를 마주하게 되는데요. 처음 보게 된 항아는 들었던 것과 다르게 조금은 다른 인상입니다. 실존하는 항아를 보고 반가웠던 페이페이는 항아에게 다가가 가족에게 증명할 사진을 찍어달라 하지만, 항아는 얼마 남지 않은 달의 시간 안에, 내가 후예를 만날 수 있는 '선물'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면 줄 수 없다고 하는데요. 페이페이도 모르는 선물을 요구하는 항아.

과연 페이페이는 항아의 선물을 찾고, 가족에게 돌아가 항아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까요?




가장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되면, 사람은 변하기도 해.

<Over the Moon> ©Netflix

<오버 더 문>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 Audrey Wells는 제작이 시작될 무렵 "내 모든 영화는 치유에 관한 거예요. 이 영화 역시 그렇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저의 작업 중 가장 중요한 영화가 될 거예요"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제작에 돌입한 지 1년 후, 그녀는 암과 사투하다 결국 세상을 떠납니다. 감독 Glen Keane은 "우리는 이 영화로 그녀의 중요한 메세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회상했고, 프로듀서 Jenny Rim은 "그녀의 시나리오는 그녀의 딸과 남편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 라고 회상했습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을 잃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이들은 그 사실을 잊어버리려 새로운 일과 사람에 몰두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슬픔에 빠져 본인을 잃어가기도, 또 어떤 이들은 가슴에 담아둔 추억과 함께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 애니메이션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실한 아픔을 가진 인물들입니다. 페이페이도, 아빠도, 달의 여신 항아 역시 아픈 사랑의 과거를 다른 방식으로 이겨내고 있는 사람들이죠.

한 소녀가 상실을 겪고 주변인들을 이해하며 성장하고 치유하는 테마를 다룬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우리가 사랑의 상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고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시사점을 줍니다.




전설적인 디즈니 애니메이터 출신 감독,
글렌 킨의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

How to draw Fei Fei with Glen Keane - Netflix Features Youtube Channel

<오버 더 문>은 <인어공주>,<미녀와야수>,<포카혼타스>,<타잔>,<라푼젤>등의 애니메이션 영화에 약 40년간 참여한 디즈니의 전설적인 애니메이터 출신의 감독 'Glen Keane'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그래서인지 중국 스튜디오 제작의 애니메이션 영화이지만, 디즈니의 전개방식이 연상됩니다. 뮤지컬식 연출, 영원한 사랑,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메세지의 전달점도 디즈니 영화의 결을 같이하는데요. 이 외에도 디즈니 출신의 아티스트들이 여럿 참여하였습니다. 위의 영상은 Glen Keane이 페이페이 드로잉을 시연하는 짧은 영상으로, 애니메이션과 디즈니의 팬이라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영상입니다.


<Over the Moon> ©Netflix

또한 달의 왕국 <루나리아>는, 핑크 플로이드의 대표 앨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의 앨범 표지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유명한 앨범 커버는 형형색색의 무지개빛으로 가득한 달의 왕국 <루나리아>라는 이제껏 본 적 없던 환상적인 빛의 세계로 재창조되었고, Glen Keane의 환상적인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되었습니다.


한 소녀가 사랑의 상실을 겪고, 환상의 모험을 하며 성장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오버 더 문>이였습니다.




<오버 더 문> (2020) 공식 예고편.  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

예고편 보기 #1: <Over the Moon>(2020) Trailer#1 - Netflix Korea Youtube Channel

예고편 보기 #2: <Over the Moon>(2020) Trailer#2 - Netflix Korea Youtube Channel





참조

- Netflix's “Over the Moon” delivers heartfelt message - Variety

- Netflix’s Over the Moon uses every trick in the Disney playbook | WIRED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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