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보이스 컨설팅 후기
오늘은 보컬 레슨을 받는 날. 레슨 받고 혼자 연습실에서 연습하는데, 지난주 토요일에 받은 보이스 컨설팅이 생각났다. 컨설팅받기 전까지 나는 내 성대를 제대로 사용해서 노래를 부른 적이 없을 것이다. 문득, 내 성대를 잘 사용해서 노래를 부른다면 (물론 내 성대를 제대로 사용할 순 없겠지만, 흉내라도 낸다면) 뭐가 다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나는 혼자서 코노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번 가면 5천 원어치씩, 즉 약 10-12곡을 부른다.
그렇게 부르고 나면 이런 현상이 생긴다.
1) 목이 쉰 듯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2) 높은 고음을 내면 바람 새는 소리만 난다
3) 목이 칼칼하고, 가래가 낀 듯하며 헛기침을 자주 한다
오늘은 연습하면서 나의 성대에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노래를 부르기 전 지음님과 컨설팅에서 연습했던 호흡과 발성 연습을 하고 노래를 불렀다. 지음님께 컨설팅받을 때만큼 정확하게 하진 못했겠지만, 그럼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어 흥미로웠다.
우선 목소리를 내는 것이 편안했다. 이전에는 노래를 부를 때 쥐어짜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 오늘은 매끄럽게 목을 통과해서 목소리가 나오는 듯했다. 대신 톤이 좀 낮아졌다.
그리고 목에 힘을 좀 덜 주게 되었다. 이전엔 고음을 부를 때 목에 엄청 힘을 줬었는데 오늘은 그런 느낌이 좀 덜했다.
복압을 사용하는 느낌도 좀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는 숨을 들이마실 때 내가 마실 수 있는 양의 60-70
%만 마시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노래하는 중간에 숨을 충분히 들이마시는 게 어려웠는데 오늘은 80-90% 정도는 들이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래를 다 부르고 난 다음 목이 편했다. 목이 쉰 느낌이나 가래가 낀 느낌이 들지 않았고, 헛기침도 나지 않았다. 나는 지금까지 내 목이 약하거나, 기관지 쪽에 문제가 있어서 노래를 부르고 나면 헛기침이 나온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목 근육을 잘 못쓰고 있어서 그랬던 것이었다.
대신 새롭게 생긴 현상은 혀와 입이 마비된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 그리고 음정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전의 목소리도 음정이 안정적인 건 아니지만, 원래 쓰던 근육이 아니다 보니 음정이 많이 흔들리고, 삑사리도 많이 났다.
그리고 노래를 다 부르고 나니 혀가 얼얼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지음님께서 토요일에 설명해 주셨는데 호흡과 연관이 되어있다고 했다. 사람은 숨을 쉬명서 몸 안의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체내 산성도를 유지한다. 그런데 말을 많이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내쉬는 호흡이 많아지면 체내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많아지면서 몸이 알칼리화된다고 한다. 이는 근육에 영향을 미쳐 쥐가 나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운동을 하다가 종종 쥐가 나는 것이고, 말을 많이 하면 혀와 입술 근육이 마비된 것 같이 얼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아마도 오늘의 마비된 느낌은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노래를 부르다 보니 호흡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긴 현상인 듯했다.
오늘도 노래를 약 40-50분 남짓 불렀는데 이렇게 목이 편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온전한 나의 목소리가 아닌데도 이 정도 효과인데, 내가 정말 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땐 얼마나 편안하게 부를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