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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을 비우면 돈이 된다

미니멀과 경제적 자유

돈을 쓰면 영수증이 생긴다. "영수증 드릴까요?"하고 물어보면 나는 꼭 "주세요"하고 받아온다. 돈 쓰고 받은 영수증 누군가에겐 쓰레기이지만, 누군가에겐  된다.



영수증 생산

하루에도 몇 개씩 영수증이 생긴다. 영수증 만들 일을 안 만들면 좋겠지만 집 밖에만 나가면 돈 쓸 일이 생긴다. 아이들 방학 동안 수영하러 일주일에 6일을 체육센터에 나갔다. 자연스럽게 점심, 저녁 외식이 잦아졌다. 커피 좋아하는 남편은 하루 한 잔 아메리카노를 꼭 마셔야겠단다. 왜?! 아이들이 집에 있으니 이틀에 한 번 마트에서 식재료와 간식을 산다. 별로 산 것도 없는데 3만 원은 기본이고 5만 원은 순삭이다.



네이버 마이플레이스

이렇게 생산된 영수증은 버리지 않고 모은다. 네이버 마이플레이스에 영수증 사진을 찍어 리뷰를 남기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쓰레기가 돈이 되는 순간이다. 쁘고 정신없단 핑계로 하루 이틀 영수증리뷰를 미더니 며칠 만에 영수증이 수북이 쌓였다. 많이도 썼다. 


결국 루 날 잡아 쟁여두었던 수증을 한 번에 정리했다. 티끌 모아 푼돈을 벌었다. 남편은 "참 부지런히 산다..." 며 한심하게 쳐다본다. 그리고 지갑에 든 영수증은 꼭 나에게 버린다. 궁상 더 열심히 떨라는 거야 뭐야.



자유를 찾아서

삶이 미니멀해지면 돈으로부터 조자유로워진다. 남들보다 필요한 물건이 적어지면 지출이 줄어든다. 소득이 그대로인데 지출이 줄어들면 결국 돈이 남는다. 미니멀은 물건도 줄이고 소비도 줄인다. 건을 줄여서 공간의 여유를 만들고 소비를 줄여서 통장의 여유를 만든다. 


우리 집은 그 여유 돈으로 외식이나 여행을 자주 한다. 잘 먹는 것도 좋은 곳에서 놀러 가는 것도 경험이다. 남들이 물건을 살 때, 우리는 경험을 샀다. 여행을 다니며 느낀 점, 돈이 있어도 시간의 자유가 없으면 떠날 수 없다. 시간의 자유결국 경제적인 자유를 전재로 한다. 역시, 나는 미니멀해져야겠다.



경제적 자유

한동안 노후자금 준비를 일찌감치 마치고 '경제적 자유'를 얻어 젊은 나이에 은퇴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미니멀라이프를 하면서 생긴 마음의 여유는 경제적 여유에도 관심을 갖게 했다.


나의 노후 목표는 디지털노마드로 자유롭게 사는 것이다. 인터넷 세상에서 무엇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꽤 오랜 시간 고민 중이다. 그렇게 블로그도 하고 유튜브도 시작했다. 사이버 공간에 나의 지분을 늘리고 돈 모으는 궁리를 한다. 거창한 듯 말했지만, 나는 영수증을 모아 사이버머니 100원, 200원을 모다. 디지털노마드,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는 사람이 영수증 사진이나 찍고 있으니 남편 눈엔 궁상스럽기만 하다.





궁상이 아니라 미니멀해지는 과정이라 말하고 싶다. 리뷰등록 후 한 번에 비우는 영수증은 또 얼마나 속이 시원한지. 가끔 미션당첨으로 1000원이라도 받으면 뿌듯하다. 푼돈 모아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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