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에세이 쓰기
회사에 도착하여 업무 준비를 하면서 달력을 넘긴다. ‘아 벌써 9월이네...’ 나도 모르게 낮은 탄식을 내뱉는다. 9월 1일이 생일인 친구에게 메시지와 이모티콘을 보내며 축하한다. 누군가 생일을 맞이해야만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활성화되는 단톡방. 평소와 다름없는 월요일인 하루. 오늘은 더욱이 지난 주말 피로를 잔뜩 달고 나와 더 기운이 없는 와중에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 참! 오늘부터 에세이 쓰는 날이지. 늘 열정 가득 살면서 나에게도 좋은 것을 권유해 주는 미지 언니의 선물 덕분에 이렇게라도 글이라는 것을 쓰게 된다.
올 한 해 더욱이 지난 8월은 나에게 영 좋지 못한 달이었다. 내 감정을 돌보지 못하고 힘이 드는 날에는 술에 의존하며 살았던 달. 그럴 때마다 깊숙이 숨겨두어 막혀있던 감정의 둑이 술이라는 폭우라도 만난 듯 툭 터져버려 끝내 울음으로 마무리되고 다음날엔 어김없는 후회를 만나게 되는 여러 날들. 이런 내 스스로가 한심하게 여겨져 금주를 선언하고 나의 감정을 더 들여다보고자 다짐했다. 이 에세이를 쓰는 과정이 그 다짐을 잘 수행할 수 있는 큰 역할을 할 수 있길 고대한다. 아직 에세이라는 단어는 거창하고 낯간지럽게 느껴지므로 나는 그저 조금 긴 일기의 형태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한 달 동안 잘 써보려고 한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서 정리되지 않았던 문장들, 두세 줄의 짧은 일기를 쓰려고 해도 한참을 뒤져야 하는 나의 작고 귀여운 단어 주머니 때문에 일기 쓰기조차도 포기한 적이 많았다. 천 자를 채우기 위해서는 그동안 끄적였던 행위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어쩌면 포기하는 주제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완성하기를 바란다. 한 달이 지난 뒤, 앞서 채웠던 글들을 보며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은 글이 한쪽이라도 생기길 바란다. 마치 편지를 보내는 것처럼.
머리가 무거웠던 9월의 첫날이지만 9월의 마지막 날까지의 여정을 생각하니 조금은 설렌다. 무미건조한 나의 일상에 작은 숨구멍이 되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