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날에 벽돌책 모으기

살면서 한 번은 벽돌책

by 부키

책의 날에 벽돌책 권하는 책을 읽었어요.

장강명 작가의 <살면서 한 번은 벽돌책>입니다.

4월 23일 책의 날입니다. ⠀

모든 책이 의미가 있지만, ⠀

벽돌책은 아무래도 위용이 남다르지요. ⠀⠀

장강명 작가는 2016년부터 10년 동안 벽돌책을 소개하는 글을 써왔다고 해요.

매월 벽돌책을 읽기 위해 우연에 맡긴 채로 벽돌책을 찾고, 소감을 적었던 칼럼을 정리하며, 100권의 벽돌책을 소개합니다.

벽돌책 완독은 다른 행위로 대체하기 어려운, 독자의 사고 체계에 가해지는 일종의 충격입니다. 700쪽 이상인 책을 한 번이라도 끝까지 읽어본 사람은 이후 모든 텍스트를 대하는 기준이 달라집니다.(p.16)


작가가 정한 기준이 700페이지입니다. ⠀

하나의 주제가 700페이지 이상의 공간에 담긴다면, 그 내용이 깊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이를 따라가는 독자 역시, 숨 고르기를 하면서 따라 읽게 되고요. ⠀

원래 벽돌책은 모두 야심작이죠. 소설과 비소설에 다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야심작에는, 깔끔하고 완벽한 소품에는 없는 박력이 있습니다. 그 힘을 맛보려고 벽돌책을 찾아 읽습니다. (p.249) ⠀

매월 벽돌책 한 권을 읽는 온라인 독서모임에 참석하고 있어요. ⠀

2023년 11월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월 선착순 모집에 성공하여 미리 정한 목록대로 읽고 있는데요. 얼추 벽돌책 30권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분량이나 내용면으로 최우선 순위에 놓고 읽어야 리뷰일에 늦지 않고 읽어낼 수 있어요. 그 정도의 각오가 필요한 것이 벽돌책 읽기입니다. (저도 30권을 정리해보고 싶네요)

아마 선착순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혼자 읽기 힘들었을 거예요. 함께 읽기에 가능한 독서라고 우리끼리는 말합니다.

자발적 독서를 지향하지만, 독서 역시 시스템 안에 있을 필요가 있어요. 장강명 작가는 칼럼 연재를 위해 꾸준히 읽었을 거고요. 우리는 완독에 실패해서 리뷰일을 맞추지 못하면 다음 가입이 제한되는 페널티가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읽어야 하나?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어려운 것이 벽돌책 읽기니까요. 그렇게라도 읽으면 좋은 것이 벽돌책 읽기니까요. ⠀


거듭 말씀드리지만 벽돌책 독서의 의의는 과정에 있지 결론에 있지 않습니다. 꼭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고 등산의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벽돌책도 마찬가지입니다.(p.339)⠀


4월에는 애나 칭의 <세계 끝의 버섯>을 읽었습니다.

인류학과 생태학이 혼재되면서, 낯선 단어와 개념에 먼저 당황했어요.

작가가 견지하고 있는 가치와 철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었던지라 쉽게 읽는 독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완독을 하고, 리뷰까지 쓰고 나니, 이젠 라투르의 네트워크 이론이 여기저기서 눈에 들어와요.

비록 책 내용을 반의 반도 이해하지 못했다 해도, 이렇게 새로운 학문의 영역을 만나고 그로 인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으니 그 과정만으로도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

분량이 적어도 충분히 좋은 책이 있지요. 그럼요. ⠀

하지만, 벽돌책을 읽는 과정은 고유의 것이 있습니다. ⠀

읽는 이의 독서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

이 정도의 책을 읽으면 못 읽을 것이 없다고 여겨지는, ⠀

다 이해하지 못해도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가가 소개하는 벽돌책 100권은 7개의 분류를 갖는데요.

1장 벽돌책을 읽은 사람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 첫 도전용으로 좋은, 술술 넘어가는 벽돌책들
2장 AI 시대에 벽돌책 독서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 - 사유의 과정을 보여주는 벽돌책
3장 어떤 생각들은 그에 걸맞은 분량을 요구한다 - 크고 촘촘한 생각이 담긴 벽돌책들
4장 지적 지구력이라는 ‘정신의 기초 체력’ - 도발적이거나 논쟁적이거나 불편한 벽돌책들
5장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감각 - 삶을 체험하게 하는 벽돌책들
6장 모듈형 벽돌책들의 매력 - 함께 두고 심심할 때 읽으면 좋은 모듈형 벽돌책들
7장 버거운 책을 읽는다는 좋은 경험 - 심오하거나 다소 딱딱한 벽돌책들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면 없는 것이 돼버리니, ⠀

도서 제목과 지은이, 출판사, 페이지수를 정리해 봤어요.⠀

그렇게 하니, 당장 읽고 싶은 책들이 모아집니다. ⠀

책의 목록에는 흔히 알고 있는 <총 균쇠>, <코스모스> 같은, '유명한 벽돌책'이 없어요. ⠀

작가가 벽돌책을 어떻게 골랐는지 소개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어요.

도서관 서고에 꽂혀있는 두꺼운 책들, 눈에 띄지만, 선택받기 어려운 책들이었겠죠.

이렇게 어슬렁거리며 책을 골라보는 것도 재미있지요. ⠀

오늘은 작가와 더불어 도서관 서가를 어슬렁대고, ⠀

중고 서점도 들낙거려야겠습니다. ⠀

우선 장바구니에 채우는 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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