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지키기 전에 나를 먼저 돌보기
사람을 배려하는 것은 아름다운 능력이다.
하지만 그 배려가 너무 익숙해지면,
우리는 어느 순간
자신을 뒤로 미루는 삶을 살게 된다.
타인의 기분을 먼저 생각하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것이 두려워
결국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계속 내어주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는다.
“나는 왜 이렇게 지쳐 있을까.”
나 역시 오랫동안 그 질문을 했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많은 경우 이런 패턴은
단순한 성격이 아니라 어린 시절 형성된 관계 방식이라는 것이다.
버려지지 않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던 습관.
그 습관이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이어지면서
우리는 타인을 중심에 두는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관계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나 자신을 중심에 두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내가 실천했던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우리는 오랫동안
“남들이 원하는 모습”에 맞춰 살아왔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행위는
단순히 지식을 얻는 일이 아니다.
책 속의 문장을 통해
나는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일까
나에게 중요한 가치란 무엇일까
책을 읽는 시간은
타인의 이야기를 빌려 나 자신을 탐색하는 시간이 된다.
(거절하는 연습)
많은 사람들은 거절을 하면
이기적인 사람이 될까 봐 두려워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부탁을 거절할 자유가 있다.
“지금은 조금 힘들 것 같아요.”
“이건 제가 도와주기 어려울 것 같아요.”
“당분간 개인적인 이유로 약속 잡기가 어려워요.”
이런 문장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에는 어렵다.
상대가 실망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절을 연습하다 보면
점점 알게 된다.
거절은 관계를 깨는 행동이 아니라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지키는 행동이라는 것을.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내가 내 감정을 먼저 들어주는 것.
“지금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지?”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 걸까?”
친한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나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두려움은 우리를 위험에서 보호하고
분노는 우리의 경계가 침범당했음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알아차리고 인정하는 것이다.
레스터 레븐슨은
이를 ‘릴리징 테크닉’으로 설명한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이 감정을 놓아줄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감정을 내려놓기로 선택한다.
이 과정을 반복할수록
마음은 점점 가벼워진다.
또 하나 도움이 되었던 방법은
감정일기였다.
하루 동안 있었던 사건과
그때 떠올랐던 생각
그리고 느꼈던 감정을 분리해 적어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과거의 나는
나 자신에게 꽤 가혹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처음
“나는 나를 사랑해”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는 것이 낯설었다.
하지만 어느 날 밤
정말 힘들었던 날
나는 이렇게 말하며 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사랑해.”
그 말을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만약 “나는 나를 사랑해”라는 문장이
어색하고 불편하다면
그건 아직 그 믿음이 내 안에 자리 잡지 않았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해볼 수 있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해
나는 사랑받고 있어
나는 사랑해도 안전해
이런 말을 스스로에게 건네다 보면
조금씩 알게 된다.
사랑은 외부에서 얻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어느 날
나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해보기로 했다.
아트박스에 들어갔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마우스’였다.
노트북 마우스가 망가진 지 3개월이 지났지만
..
그동안 나는 참고 있었다.
일을 위해서라도
새로 사야 했지만
나는 늘
나에게 가장 인색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나는 마음에 드는 마우스를 하나 샀다.
가격은 3만 원 남짓이었다.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날은 처음으로
나 자신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쓴 날이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았다.
반나절의 시간
작은 돈
그리고 나를 위한 마음.
그것만으로도
마음은 충분히 충전되었다.
로렌스 크레인은 이렇게 말한다.
“자신을 사랑하세요.
자기 사랑은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가장 지혜로운 일입니다.”
우리는 종종
사랑을 외부에서 찾는다.
하지만 결국 깨닫게 된다.
내가 나를 사랑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삶도
관계도 달라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