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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뚜 Jul 14. 2023

눈이 부신 날

눈이 부신 날

썬글라스까지 장착하고 빛을 차단한다. 멋부림보다는 눈을 가려 하늘 빛을 왜곡할 목적이다.

눈이 시린 날. 맑아도 너무 맑고 밝아도 너무 밝아 햇볕이 쨍쨍한 날. 피하고 싶은 마음에, 가지고 있던 것 중 가장 어두운 썬글라스까지 꺼냈건만 눈물이 난다. 너무 반짝이는 날인데 함께 반짝이지 못해서 눈물이 난다.


이런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꽃이 흐드러지게 핀거리로 우울한 주인공에게 꽃구경을 가자고 권하는 친구에게 주인공이 말한다.

싫어한다고, 꽃을, 그런걸 구경하는 걸 싫어 한다고.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데 나만 슬픈거 같아서 그래서 싫어한다고.


화창하고 예뻐서, 그들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싫다던 그 주인공의 이야기가 가슴에 닿았다. 안되는데, 이해하고 가슴에 스며든다는 건 그런 경험과 공감의 결과일텐데.

나도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날은 눈물이 난다. 날씨 예쁜 날, 삼삼오오 가족들이 움직이는 그런 날, 왠지 억울하다. 이제 남의 일이 되어버린거 같아, 부럽고 서러워서 싫다. 햇볕 따뜻한 예쁜 날, 반짝이는 그런날이 나는 참 싫다.


차라리 비라도 내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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