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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정 Nov 18. 2024

전복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4가지(2)

“이번 학기 신입생 모집은 몇 명이나 됐어요?”

“한 280명?”

“와- 호찌민 인사대도 이 정도 되나요?”

“글쎄요. 그런데 우리 학교가 많은 편이에요. 한국학과가 인기가 많으니까 다른 대학에서도 계속 개설해서 경쟁자가 늘었어요. 300명이 넘었던 때도 많았으니까요.”

“와, 그럼 올해도 한국학과 재학생은 천 명이 넘겠네요.”

호찌민 H대학교와 한국학과 학생들 수업 모습

“그런데 Z세대라고 하나요? 요즘 학생들은 관리하기가 힘들어요. 너무 약하다고 해야 할까? 공부는 당연히 어렵고 힘든 건데 한국어가 어렵다고 전과하겠다고 하고, 무슨 말만 하면 울고. 예전과 많이 달라요.”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베트남에서 만난 H대학의 학과장은 요즘 애들은 예전 같지 않다며 학생 관리의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충분히 이해한다. 학과장님의 말이 무슨 뜻인지.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Z세대가 외국어를 포함한 공부를 대하는 태도와 방식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보는 게 더 맞는지도 모른다. 이전 세대가 외국어를 습득하기 위해 깜지를 만들어 가며 단어를 외우고 한국 사람은 잘 쓰지도 않는 문장들을 되뇌느라 바쁘던 시대는 지났다. 이미 인공지능으로, SNS에서 쏟아지는 각종 콘텐트로 지식을 습득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여전히 옛날 방식으로 외국어를 가르치니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곤욕일 것이다. 


나는 홍콩, 대만, 베트남 등 나라를 가리지 않고 ChatGPT와 음성대화를 나누며 한국어를 연습한다는 내 학생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모골이 서늘해진다.     

 

ChatGPT 모바일 버전을 사용하면 다국어로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 중에서의 말은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로 나눌 수 있는데, 언어적 요소가 문자나 말이라면 비언어적 요소란 표정이나 몸짓, 억양 등이 된다. 언어 강사가 가르치는 문자나 음성이라는 언어적 요소가 ChatGPT를 포함한 인공지능으로 대체 되는 과정 중에 있다. 따라서 언어를 가르칠 때는 해당 나라권 특유의 정서를 내포한 비언어적 요소와 문화를 결합해 학생에게 어필해야 ‘돈 주고 들을 만한 콘텐트’로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포착하고 시장에서 내 영역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AI도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현재 중국 대륙에는 더우인, 위챗, 샤오홍슈로 한국어 관련 학습 영상과 수업 과정을 홍보하고, 홍콩과 대만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로, 베트남에는 여기에 잘로를 더해 나를 알리고 있다. 중국 대륙에서는 페이스북, 인스타, 틱톡 글로벌 버전이 막혀 있으며 중국의 SNS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 대만과 홍콩 지역에 홍보할 때는 같은 콘텐트라도 번체로 바꿔서 홍보하고, 베트남에 홍보할 때는 베트남어로 번역을 달아야 한다.      

이때 ChatGPT를 비롯해 번역 기능이 있는 파파고, 이미지 제작에 캔바, 영상 편집에 캡컷, 자막 생성에 브루, 자료 정리에 구글 시트, 노션을 활용하고 있다.     

이미지 제작을 외주로 맡기면 1건에 5만 원에서 50만 원까지 비용이 들지만 위 앱들로 직접 작업하면 월 구독료 15,000원에서 27,000원 또는 무료로 활용해 무제한으로 콘텐트를 제작할 수 있다.  앱 활용법은 경기도 지식인, MKYU,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에 검색을 통해서도 강의를 듣고 배울 수도 있다.

     

계속해서 더 좋은 성능과 기능을 갖춘 앱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길러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얻고 배우려는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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